車단체 "노조법 개정안 통과시 혼란 야기" 한목소리

자동차 업계와 연구기관, 협단체, 부품업계에서 현재 추진 중인 노동조합법 개정안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자동차산업연합회는 29일 연 33회 자동차산업발전포럼에서 노조법 제2·3조 개정안을 둘러싼 각계 의견을 교환했다. 이 연합회는 완성차 기업을 회원으로 둔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를 비롯해 자동차산업협동조합,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한국자동차연구원, 한국자동차공학회, 수소융합얼라이언스, 현대기아협력회, 한국지엠협신회, KG모빌리티협동회, 자율주행산업협회 등 자동차 산업과 관련한 단체 10곳이 모인 연합체다.

지난달 31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노조법 2·3조 개정 국회는 응답하라' 기자회견에서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강남훈 연합회 회장(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장)은 인사말에서 "법안이 통과될 경우 실질적 지배력이라는 모호한 기준으로 근로계약 관계가 없는 도급업체 사용자와 하도급업체 근로자간 단체교섭을 강제해 노동시장의 혼란을 야기한다"며 "불법파업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도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자동차 산업이 빠르게 바뀌면서 경쟁이 치열한 점을 거론하며 "노사관계를 악화시키는 법 개정을 중단하고 대립적이고 투쟁적인 노사관계 질서를 합리적으로 개편하기 위한 대체근로 허용, 사업장 점거 금지 등에 대한 조속한 입법을 바탕으로 노사가 합심해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플랫폼 업종 등 최근 노동자·사용자 개념이 바뀌면서 분쟁이 늘고 있다고 짚었다. 이 교수는 "일본 아사히방송사건은 원청의 지휘명령 하에 원청 근로자와 하청 근로자가 혼연일체가 돼 그야말로 피아구분이 없는 매우 특수한 환경 하에서 내려진 판단"이라며 "특수한 상황에서 내려진 판단을 일반적인 원·하청 관계에 그대로 적용한 사용자성의 과도한 외연 확장, 원·하청 관계에서 사용자성 판단기준에 파견법리 적용, 단체협약 체결 시 규범적 효력 발생 여부 등 미해결 쟁점으로 인한 노동시장 혼란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오른쪽 세번째)이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열린 노조법 개정안 본회의 상정 중단 촉구 업종별단체 공동성명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이어 "우리나라 노동법제의 특수성으로 사용자성 확대는 사용자 측에 대해 일방적으로 예상치 못한 손해를 강요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대규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위법쟁의행위에 단순 참가한 조합원의 의사와 행위는 위법쟁의행위를 조직·주도하고 직접 위법행위를 통해서 손해를 야기한 자와 동일하게 평가될 수 없어 단순 참가 조합원에 대한 책임 귀속은 배제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또 "노조 간부와 개별 조합원이 ‘쟁의행위’를 위한 의사결정과정을 통해 조직된 각각의 직접적인 행위가 동일한 목적 하에 동일한 장소에서 동일한 양태로 발현되고, 그러한 발현을 법적 관점에서는 하나의 단체인 노동조합의 일체된 쟁의행위로 평가할 수 있다"며 "위법쟁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노동조합에게 귀속될 수 있으며 결국 노조 간부, 적극 참가 조합원과 노동조합은 위법쟁의행위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 부진정연대채무관계에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