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戰 지휘하던 러 수로비킨 장군 체포…프리고진 반란 가담 혐의

군부서 반푸틴파 색출…"대대적 숙청 시작"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 통합사령관을 맡았던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군 통합 부사령관이 바그너그룹 군사반란에 가담한 의혹으로 체포 및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반란의 주체였던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대표가 벨라루스로 떠난 직후 러시아 군부에 광범위한 조사가 시작되면서 대대적인 숙청이 시작된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러시아 현지매체인 모스크바타임스는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러시아 국방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날 "수로비킨 장군이 바그너 군사반란에 연루된 혐의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일부 소식통들의 말에 따르면 수로비킨 대장이 반란기간 중 프리고진의 편에 선 것으로 알려져있다고 모스크바타임스는 전했다.

러시아 안팎에서 수로비킨 장군의 체포설은 크게 확산되고 있다. 러시아의 유명 군사블로거인 블라디미르 로마노프는 수로비킨 대장이 바그너 반란이 수습된 다음날인 25일 구금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로비킨 대장이 현재 수도 모스크바 근교의 레포르토보 교도소에 수감됐다"고 전했다. 수로비킨 장군은 현재 3일째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으며, 가족들과도 연락이 닿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로비킨 장군이 실제 반란에 가담했는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지만, 미국 및 서방매체들은 앞서 그가 프리고진의 반란계획을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으며 일부 가담하려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전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고위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수로비킨이 바그너그룹의 반란계획을 사전에 알고 있었고 미 정보당국도 그가 실제 반란실행을 도왔는지 파악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수로비킨 장군은 지난해 10월 우크라이나전 러시아군 통합사령관을 맡은 바 있다. 러시아 내에서는 그가 우크라이나군의 공세에 효과적인 방어전략을 취한 명장이란 평가가 높다. 국제사회에서는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공습 등 무자비한 작전 때문에 '아마겟돈' 장군이라 불린다.

이미 시리아 내전 등 여러 전장에서 공을 세워 군부 내 신망이 높아진 수로비킨 장군은 푸틴 정권에서 상당히 견제받고 있던 인물 중 하나로 알려져있다. 그는 앞서 올해 1월 통합사령관직에서 해임돼 통합 부사령관으로 강등됐고, 러시아 정보당국의 감시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