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 오픈런·웃돈 중고거래…강남대로 프리미엄 버거大戰
SPC 쉐이크쉑·bhc 슈퍼두퍼 3파전
가격 부담 뚫고 재방문…비율 유지 관건
한화갤러리아가 최근 오픈한 미국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가 이어지는 가격 논란에도 불구, 빗속 ‘오픈런’ 현상을 불러일으키는 등 소위 ‘개점 대박’을 치고 있다. 같은 강남대로에 문을 연 SPC의 ‘쉐이크쉑’, bhc그룹의 ‘슈퍼두퍼’와 맞불이 붙은 가운데 미국의 ‘3대 버거’로 꼽히는 ‘인앤아웃버거’의 국내 진출설도 돌면서 국내 프리미엄 버거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파이브가이즈 국내 1호점에는 개점 첫날인 26일부터 이날까지 매일 고객 약 2000명이 방문하고 있다. 공식 개점 전날 밤부터 매장 앞에서 대기한 이른바 오픈런 현상이 생기는가 하면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는 4만원어치 치즈버거 2개(1만4900원)·감자튀김 라지사이즈(1만900원)를 2배가 넘는 10만원에 팔겠다는 게시글까지 올라오는 등 화제가 이어지고 있다.
파이브가이즈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의 ‘야심작’이다. 김 본부장은 브랜드 검토부터 국내 사업권 계약 체결까지 주도적으로 진행할 정도로 파이브가이즈를 한국으로 들여오는 데에 매진했다. 앞으로 5년간 국내에 15개 이상의 매장을 낼 계획이다.
국내 버거 시장에선 이미 프리미엄 버거 경쟁이 치열하다. 포문은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차남 허희수 SPC그룹 부사장이 2016년 7월 서울 신논현역 근처에 쉐이크쉑 국내 1호점을 내면서 열었다. 쉐이크쉑 1호점도 개점 당시 연일 오픈런 현상이 벌어졌고, 매장 앞에는 대기 고객들이 길게 늘어서 개점 후 한 달이 넘는 기간에 평일에도 평균 2~3시간 이상 대기 시간이 발생할 정도로 흥행했다. 이때 판매된 버거의 수는 하루 평균 3000~3500개 정도였다. 현재까지 전국에 문을 연 쉐이크쉑 매장은 25개점인데, 이는 당초 목표했던 2025년 대비 2년 앞당긴 성과로 SPC는 올해 하반기에도 추가 출점을 예고하고 있다.
bhc그룹이 지난해 11월 국내에 들여온 미국 수제버거 브랜드 슈퍼두퍼는 국내 1호점인 강남점이 개점한 지 2주 만에 2만개 이상의 햄버거를 판매했다. 현재도 하루 평균 약 1400개의 햄버거가 판매되고 있다. 2호점 홍대점에 이어 최근 코엑스 스타필드에 3호점을 열며 빠른 속도로 국내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후발주자인 파이브가이즈가 국내 프리미엄 버거 시장에서 경쟁력 우위를 점하기 위해 넘어야 할 과제는 높은 가격대다. 파이브가이즈를 운영하는 에프지코리아는 미국 버지니아주 직영점보다 13%, 홍콩보다 17% 낮은 가격대를 책정해 국내에 파이브가이즈를 선보였다는 입장이지만, 그럼에도 가격대는 앞서 진출한 경쟁 브랜드 대비 10~15% 높은 수준이다.
파이브가이즈의 햄버거 가격은 가장 저렴한 햄버거가 1만3400원이고, 치즈버거가 1만4900원, 베이컨버거가 1만5900원, 베이컨치즈버거가 1만7400원이다. 동일 메뉴의 리틀 사이즈는 이보다 3500원 저렴하게 책정됐다. 감자튀김은 리틀 6900원, 레귤러 8900원, 라지 1만900원이고 음료는 소다(탄산음료) 3900원, 파이브가이즈 쉐이크 8900원이다. 베스트셀러로 불리는 치즈버거에 감자튀김 레귤러, 쉐이크를 구매할 경우 총 가격은 3만2700원에 달한다.
쉐이크쉑의 햄버거 가격은 6800~1만5400원 수준이다. 가장 저렴한 햄버거는 6800원이고, 시그니처 메뉴인 쉑버거는 싱글W(패티 1장)가 8400원, 더블W(패티 2장)가 1만3200원이다. 가장 비싼 메뉴인 스모크쉑 더블W는 1만5400원인데, 이는 파이브가이즈의 베이컨치즈버거보다 2000원 저렴하다. 감자튀김은 4800원, 쉐이크는 6500원이다. 쉑버거 더블W에 감자튀김, 쉐이크를 더하면 2만4500원 꼴이다.
슈퍼두퍼의 햄버거 가격은 8900~1만5900원으로 파이브가이즈보다 역시 저렴한 편이다. 주요 메뉴는 슈퍼싱글버거 8900원, 베이컨 에그 온 버거 1만2900원, 트러블 버거 1만3900원 등이 있으며 최고가인 꼬르동 레드버거는 1만59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기본 감자튀김은 5900원, 밀크쉐이크는 6900원이다.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트러플 버거에 감자튀김, 쉐이크를 더한 '샌프란세트'는 1만9800원이다.
초반 흥행이 성공을 담보하는 건 아니다. '오바마 버거'로 알려진 굿스터프이터리는 지난해 10월 신논현역에 야심차게 문을 열었지만, 반년도 채 되지 않아 폐점을 결정했다. 신세계푸드가 2011년 들여온 미국 버거 프랜차이즈 '자니로켓'도 국내 외식 트렌드의 변화, 코로나19 타격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철수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는 새로운 메뉴에 대한 호기심, 외국에서 맛본 경험에 대한 향수 등으로 국내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며 "다만 초반 반짝 인기에 그친 브랜드도 적지 않아, 후발주자의 국내 안착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선 고객 재방문 비율 등이 꾸준히 유지되는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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