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전문가 "청정수소인증제 서둘러 도입해야" 한목소리
'국내 수소 산업·정책 현황과 개선과제'
2050 탄소중립과 2030 탄소 감축목표(NDC)를 달성하려면 청정 수소에 대한 명확한 분류 기준을 만들고 선진국 수준의 과감한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9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국내 수소산업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제4차 탄소중립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기업과 전문가들은 “수소는 2030 NDC와 2050 탄소중립을 위한 필수 에너지원”이라며 “탄소배출량에 근거한 청정수소인증제를 빠르게 도입하고 수소 산업 생태계 육성과 관련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청정수소인증제는 수소 생산 전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준으로 등급을 매겨 탄소배출량이 적은 수소를 청정수소로 인증하는 제도다. 주요국에서는 청정수소 등급에 따라 인센티브를 차등 지급한다.
미국은 청정수소인증제를 통해 청정수소 최소 기준을 수소 제조 1t당 탄소배출 4t 이하로 설정하고,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수소 생산에서부터 시설 투자까지 지원한다. 청정수소를 생산하는 경우는 수소 1㎏당 최대 3달러, 관련 시설투자 시 최대 30%까지 세제를 지원한다. 글로벌 컨설팅그룹 맥킨지는 세계 수소시장 규모는 연평균 9.2% 성장해 2050년에는 2조5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도 수소경제 이행과정에서 56만7000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SK·롯데 등 주요기업, '청정수소인증제 조속 도입' '과감한 인센티브' 건의
수소 생산 기업인 SK E&S의 권형균 부사장은 “2030년 국가 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한 실질적인 대안은 블루수소”라며 “블루수소 산업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청정수소인증제를 연내 시행하고 미국 등 주요국 수준의 과감한 인센티브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용학 롯데케미칼 수소에너지사업단 상무는 “수소 공급과 수요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이후부터 단계적으로 청정수소 기준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했다.
수송 부문을 대표해 참석한 신승규 현대자동차 전무는 “전기차 전환이 어려운 버스, 트럭 등 상용차는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며 “전기차 보조금 같은 지원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발전 부문에서 제후석 두산퓨얼셀 대표이사는 “특정 시간대에만 전력이 생산되는 재생에너지 보급 증가로 기존 전력계통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며 “전력 계통 유연성을 확보할 수소터빈, 수소엔진, 수소연료전지 등 무탄소 전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제 대표는 수소 중심 무탄소 전원의 확대를 위해 ‘청정수소입찰시장’ 개설을 제안했다. 청정수소입찰시장은 수소 또는 수소화합물(암모니아 등)을 연료로 생산된 전기를 구매·공급할 수 있는 제도로 수소발전사업자는 전력거래소 수소발전입찰시장을 통해 한전이나 구역전기사업자 등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전문가들, 국내 수소산업 육성 시급
조홍중 단국대 교수는 ‘국내 수소 정책 현황 및 과제’ 발표에서 “국내 주력산업인 반도체·석유화학·철강·시멘트 등은 탄소 감축이 어려운 난(難)감축산업으로 분류된다”며 “사용하는 연료를 수소로 대체하는 것 외에는 실질적인 탄소중립 수단이 없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주요국은 이미 수소 등 청정에너지에 대한 자국산업화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만큼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과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수소산업 육성이 시급하다”고 했다.
박철완 서정대 교수는 “수소는 중소규모 전력 단기 저장뿐 아니라 대규모 직접 연소, 수소환원 등 연료와 원료로서 에너지와 산업 전반에 온실가스 감축을 넘어서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며 “수소 산업 생태계 조성을 국가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정부에서 “정부가 적극적인 인센티브 지원을 통해 기업들이 해외 청정수소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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