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투성이' 유니폼, 바지엔 핏자국…그래도 신민재 "기회 되면 또 뛴다"

유준상 기자 2023. 6. 29.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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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수년간 대주자, 혹은 대수비의 이미지가 강했던 선수다. 그러나 이제는 당당히 주전급 선수들과 경쟁하는 위치에 우뚝 섰다. LG 트윈스 신민재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조금씩 커져가고 있다.

LG는 2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시즌 8차전에서 8-6으로 승리를 거두고 시즌 성적 45승1무26패(0.634)를 마크했다.

이날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안타를 친 선수는 신민재다. 전날 연타석포를 쏘아 올린 김민성 대신 선발 출전 기회를 얻은 신민재는 9번타자 겸 2루수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고, 5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 2도루를 기록했다. 3안타 경기는 데뷔 후 처음이었다.

특히 팀이 4-6으로 끌려가던 8회초에 나온 안타가 이날 경기에 큰 영향을 줬다. 신민재는 무사 2루에서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면서 격차를 1점 차로 좁혔고, 후속타자 홍창기의 타석 때 도루에 이어 득점까지 기록해 6-6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8회초 김현수의 역전 1타점 적시타, 9회초 문보경의 1타점 적시타로 2점을 추가한 LG는 승리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었다.

경기 후 신민재의 유니폼은 흙투성이가 됐고, 바지에는 핏자국이 남았다. 그만큼 경기 내내 몸을 사리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래도 3안타 경기에, 또 팀 승리에 기쁨을 표현한 신민재는 "저번에도 (3안타를 칠 기회가) 2~3번 정도 있었는데 그땐 정타도 아니고 아쉽지 않았다. 오늘은 세 번째 안타를 쳐서 기분이 좋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실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6회초 2사 1·2루에서 2루주자였던 신민재가 문승원의 견제에 걸려 2루에서 태그 아웃됐다. 6회초에만 팀이 3점을 뽑으면서 추격에 나선 상황이었기 때문에 자칫 신민재의 견제사가 팀에 찬물을 끼얹을 뻔했다. 왼쪽 무릎에 피가 난 것도 이때 슬라이딩을 하다가 무릎이 까졌다는 게 신민재의 이야기다.

신민재는 "피 날 만한 상상이었다. 그때 좀 아찔했다"며 "오늘 또 도루 2개를 성공했으니까 그게 약간 숙명이다. 빠른 선수, 도루를 자주 해야 하는 사람이 견제에 걸리거나 실패하는데도 그런 상황이 나오면 안 좋으니까 잘한 것보다는 그날 못했던 게 더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견제사에 위축될 법도 했지만, 신민재는 또 뛸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는 "(무사 2루에서) 8회 (홍)창기형이 치기 전에 사실은 한 번 또 뛰려고 했다. 죽든 살든 기회가 되면 또 뛰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자신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더 이상 백업 멤버가 아닌, '주전급' 활약을 펼치고 있는 신민재는 75타수 23안타 타율 0.307 3타점을 기록 중이다. 다른 걸 떠나서 2019년(94타석) 이후 가장 많은 타석(86타석)에 들어섰고, 이대로라면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한 시즌에 100타석 이상 기회를 받을 것이 확실시된다.

그는 "지난해 2군에서 타석을 많이 나가다 보니까 치려고 노리고 들어간 공은 될 수 있으면 안 놓치려고 한다. 타석에 들어가기 전에 타격 코치님 두 분께서 '어떤 공이 들어올 확률이 높다' 이런 식으로 말씀해 주신다. 일단 그건 코치님이 조언을 해 주시면 하는 건 내 몫이니까 선택해서 들어가서 하는데, 전에도 잘 맞은 타구들이 잡혀서 그렇지 안타 되고 안 되고 이건 크게 신경 안 쓰고 출루해서 그냥 기분이 좋은 것 같다"고 최근의 상승세를 돌아봤다.

야구장에 출근하는 것도 즐겁다. 지금의 상황이 부담감으로 다가오진 않는다. 신민재는 "걱정은 솔직히 없는데 나와서 그냥 최대한 똑같이 하려고 하고 형들이 워낙 연습할 때나 평상시에 많이 도와줘서 잘해야겠다는 것보다는 좀 편하게 하는 것 같다"며 "한 타석, 두 타석 언제 들어갈지 모르는데 내가 첫 타석에 못 쳤어도 두 번째, 세 번째 타석에서 또 재정비해서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건 솔직히 심적으로 좀 여유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앞으로도 적극적인 플레이를 선보이고 싶은 신민재는 "이전에도 내가 2루수를 계속 보고 싶었는데 올핸 기회가 왔고, 그래도 최대한 열심히 하고 있다. 대주자를 해도 상관없고 주전으로 나가면 더 좋긴 한데 일단 팀에서 어떤 역할을 원하는지 그거에 맞춰서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역할이 커지고 비중이 커지면서 욕심도 많이 생긴다. 잘해야겠다는 욕심 이런 건 괜찮은데, '못 치거나 못 뛰면 어떡하지' 이렇게 망설이는 건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다짐했다.

사진=인천,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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