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법도 법'? 역사의 국유화 시대 [쿠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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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사는 교조(敎條)의 반복적인 주입 시대였다.
두 번째 우극은 이른바 소크라테스의 유언 '악법도 법이다'라는 우화이다.
이 신화는 한국의 중학교 도덕 교과서의 잦은 개편에도 불구하고 미래의 시민인 어린 학생들에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준법정신을 일관되게 강조해 왔다.
법을 어기는 것은 엄정한 처벌을 받았고, 이를테면 '비상조치령'과 같은 대통령령으로 양심수를 사형하던 시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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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익의 시대는 나라가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야 했다
한국 현대사는 교조(敎條)의 반복적인 주입 시대였다. 반공과 배일과 우국심에 대하여 누구도 도전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것은 한국 국수주의 형성을 위한 집단 최면으로서 효력을 극대화하였다. 이 당시 그와 같은 우익적 분위기를 조작하는 방법으로서 두 가지의 우극(愚劇, folly)이 자행되었다.
이 신화의 내용인즉, 네덜란드의 어느 소년이 제방의 구멍 난 곳을 주먹으로 막아 마을은 수해를 막을 수 있었다는 일화였다. 그러나 이 사실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던 허구의 동화였다.
이 동화의 필자는 미국의 닷지(Mary M. Dodge ⋅1831~1905)로서 그는 '한스 브링커 또는 은빛 스케이트'(Hans Brinker or Silver Skate, 1895)라는 소설에서 그런 얘기를 '지어냈는데' 유독 그 얘기가 한국에서 크게 인용되었다.
네덜란드인들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분명히 말했다. 무너지는 제방을 초등학생이 주먹으로 막았다는 것이 될성부른 일인가? 이 사실은 내가 1986년에 현지를 방문하여 확인한 것이다.
지금 네덜란드의 스파르담에 있는 소년의 동상은 최근에 외국인(한국인?)들을 위한 관광 목적으로 세운 것이다.
이 신화는 한국의 중학교 도덕 교과서의 잦은 개편에도 불구하고 미래의 시민인 어린 학생들에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준법정신을 일관되게 강조해 왔다.
그 기본적인 논조는 법이나 규칙에 잘못된 것이 있더라도, 법은 법이기 때문에 정당한 절차를 거쳐 고치지 않는 한 마땅히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가 “악법도 법이다”라고 한 인용은 원전에 근거가 전혀 없는 전설이거나 낭설에 지나지 않는다.(강정인 ⋅전 서강대 정외과 교수, 1993)
암울하던 우익의 시대에 우리는 나라가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야 했다. 법을 어기는 것은 엄정한 처벌을 받았고, 이를테면 '비상조치령'과 같은 대통령령으로 양심수를 사형하던 시대도 있었다.
국가가 국민은 탄압하기로 결심하면 이를 막을 길도 없고, 이를 막으려면 엄청난 유혈을 부른다. 지나고 보니 그것도 역사였지만 다시는 그런 시대를 살지 않기를 진심으로 빈다. 역사는 반복하기 때문에 그런 걱정도 든다.
신복룡 전 건국대 석좌교수 simon@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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