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 상징’ 가리봉동, 신통재개발 된다

송금종 2023. 6. 29.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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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표 낙후지역인 구로구 가리봉동이 20년 만에 새 옷을 입는다.

가리봉동이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사업에 확정됐다.

시는 지난 21일 '가리봉동 87-177 일대 재개발사업 후보지' 신통기획안을 확정했다.

가리봉동 일대는 2003년 뉴타운지구로 지정됐지만 10년간 재개발사업이 제자리걸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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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87-177 일대. 사진=송금종 기자 

서울 대표 낙후지역인 구로구 가리봉동이 20년 만에 새 옷을 입는다. 신속통합기획안(신통기획)이 최근 확정되면서다. 정비계획 결정이 연내 완료되면, 가리봉동 87-177 일대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G밸리) 직주근접 배후 주거단지로 바뀐다.

구로공단이 있었던 자리는 현재 고층 빌딩이 빼곡한 오피스 단지로 바뀌었다. ‘가리봉 오거리’로 불렸던 고가 주변만 재개발이 이뤄지지 않아 낡은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중국인 노동자 유입과 함께 만들어진 연변거리와, 가리봉시장, 구로공단 노동자들 보금자리인 ‘벌집’도 그대로 있다. 그래서 재개발 논의가 끊이지 않았다.

가리봉동 벌집. 서울역사아카이브 

한국 산업화 상징
가리봉동은 한국수출국가산업단지 제1단지(구로공단) 배후지이자 제2·3단지가 자리 잡은 지역이다. 1965년 구로공단 착공 이래 G밸리로 변한 최근까지 급격한 변화 중심에 있었다. 지금은 IT등 첨단 지식산업 위주로 바뀌었지만, 공단 시절부터 자리를 지킨 기계·조립·금속가공 사업체도 공존하고 있다. 1970년 산업화와 함께 전국 각지에서 노동자가 모이면서 가리봉동에도 주택난이 심했다. 이런 이유로 생긴 게 벌집(쪽방)이다.
가리봉 시장 주변 중국 상가. 사진=송금종 기자 

가리봉동은 대림동과 함께 서울의 대표 조선족 거주지다. 실제 연변거리가 있고 길을 걷다 보면 한문과 한글이 섞인 상호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가리봉시장은 1976년부터 형성되었다. 80년대 공단이 있을 때만 해도 시장엔 극장과 고고장이 있을 정도로 활성화했다. 명동에 버금가는 동네였다고 한다. 가리봉시장 모습은 박노해 시인의 시 ‘가리봉시장’에 잘 표현돼있다.

…돈이 생기면 제일 먼저 가리봉 시장을 찾아/ 친한 친구랑 떡볶기 500원어치, 김밥 한 접시,/ 기분나면 살짜기 생맥주 한 잔이면/ 스테이크 잡수시는 사장님 배만큼 든든하고/ 천오백원짜리 티샤쓰 색깔만 고우면/ 친구들은 환한 내 얼굴이 귀티난다고 한다…

서울디지털산업단지. 사진=송금종 기자 

신통기획으로 새 단장

가리봉동이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사업에 확정됐다. 시는 지난 21일 ‘가리봉동 87-177 일대 재개발사업 후보지’ 신통기획안을 확정했다. 최고 39층 내외로 1179가구 규모 대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시는 △단절된 구로-가산 G밸리를 잇는 열린 단지 조성 △남구로역 역세권과 연결되는 복합주거단지 조성 △주변지역과 조화로운 스카이라인 창출 △지형 단차를 활용한 생활편의시설 조성 및 커뮤니티(공동체) 활성화라는 4가지 계획원칙도 세웠다.

주민들은 재개발 소식에 반신반의한다. 사업이 그간 장기 표류했기 때문이다. 어렵게 정착한 보금자리에서 내쫓길까봐 우려하는 주민도 있다. 가리봉동 일대는 2003년 뉴타운지구로 지정됐지만 10년간 재개발사업이 제자리걸음이었다. 그러다 2014년 지구 해제 후 도시재생활성화지역으로 지정된 바 있다.

동네에서 만난 연변출신 주민 A씨는 “재개발 얘기는 도는데 잘 모르겠다. 집 가지고 있는 사람은 좋겠지만 10년 걸려도 못할 것”이라며 혀를 찼다. 그러면서 “중국은 땅 주인이 국가라 개발을 하는데 거리낌이 없지만 한국은 다 사유지이지 않느냐”며 “주민 70%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하는데 잘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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