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 "가장 통과시키고 싶은 법안"…입법 품질 높이려는 국회
입법의 품질을 높이고 영향력을 정밀하게 따지는 움직임이 국회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28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회의원이 법안을 발의할 때 입법 영향 사전 검토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소관 국회 상임위원회의 법안 심사 때도 규제 입법영향 분석을 요청하도록 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이 6개(윤재옥·이종배·정경희·홍석준 국민의힘 의원, 김태년·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가 발의돼 있다.
규제법안의 난립을 막고, 법안 심사 시간이 부족해 입법 품질이 낮아지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현재는 정부발의 법안에만 입법영향 분석 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국회 운영위원장인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입법영향분석 제도는 임기 내 가장 통과시키고 싶은 법안”이라며 “국회도 규제 입법에 대한 검증 시스템을 만들어 스스로 입법의 질을 올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요 선진국은 입법영향분석을 이미 시행하고 있다. 미국은 법률안 제출 시 비용편익분석을 첨부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양원 합의 전 입법 영향 등에 관한 분석보고서를 첨부하도록 하고 있다. 영국도 정부안과 의원안 모두 입법영향분석을 실시하고 있고, 독일은 연방의회 요구에 따라 입법영향분석에 준하는 의견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일본은 입법영향분석을 도입하고 있지는 않지만, 의원 법안발의 전 당내심사가 의무화되어있다.
국회사무처에선 법안 발의에 앞서 국회 법제실의 사전 검토를 거치도록 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도 검토하고 있다.
국회 사무처 내 조직인 법제실은 국회의원이 법안 발의에 앞서 검토를 사전 의뢰할 경우, 기존 법률과 충돌, 헌법 위반 여부를 심사한다. 만약 검토 과정에서 결함이 발견되면 법제실은 해당 의원실에 법안 철회를 요청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재는 법제실 검토가 의무가 아니다. 그 결과 20대 국회에서 전체 의원입법의 50% 정도였던 법제실 검토 비율은 21대 국회 들어 30%에도 미달하며 ‘윤창호법’ 등 위헌 소지를 갖는 법안이 사전 필터링 되지 못했다.
이와 관련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때 국회가 정부 법안만을 통과시키며 ‘통법부’라는 비판이 커지자, 시민단체가 의정활동 평가제를 시행하며 법안 발의 건수를 그 기준으로 삼은 결과, 의원의 법안 발의 건수가 폭증한 측면이 있다”며 “이제는 단순한 양적 지표가 아닌 질적 지표를 도입해 평가제도를 개선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윤지원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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