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탈중국’… 中 압도적 글로벌 공급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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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중국과의 단절이나 공급망 자립은 불가능하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이 대중 전략을 디리스킹(de-risking·탈위험화)으로 전환한 뒤 이런 움직임이 뚜렷해졌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에 이어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추진했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중국과 완전한 분리 단절이 불가능한 현실을 부각했다.
중국은 디리스킹과 디커플링의 본질이 다르지 않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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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고위급 접촉 가속화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중국과의 단절이나 공급망 자립은 불가능하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이 대중 전략을 디리스킹(de-risking·탈위험화)으로 전환한 뒤 이런 움직임이 뚜렷해졌다.
존 뉴퍼 미국 반도체산업협회장은 27일(현지시간)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포럼에서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은 보호무역주의자들의 동화 같은 이야기”라며 “우리 산업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 산업은 수십 년에 걸쳐 세계 곳곳에 엄청난 공급망을 구축했고 이것이 혁신을 촉진했다”며 “공급망의 역할이 줄어들 거란 생각은 환상”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1위 반도체 노광장비 업체인 네덜란드 ASML의 크리스토프 푸케 부사장도 이날 닛케이아시아 인터뷰에서 “반도체 공급망 분리는 매우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드는 일”이라며 “우리는 디커플링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에 이어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추진했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중국과 완전한 분리 단절이 불가능한 현실을 부각했다. 주요 7개국(G7)이 대만해협과 동·남중국해 문제에서 한목소리를 내도 경제 문제에서는 단일대오를 갖추기 어렵다.
중국은 디리스킹과 디커플링의 본질이 다르지 않다고 보고 있다. 리창 국무원 총리는 톈진에서 열린 하계 세계경제포럼(WEF) 연설에서 “정부가 디리스킹을 확대하고 정치화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양국 간 고위급 접촉이 이어지고 있다. 미 국무부는 웬디 셔먼 부장관이 이날 셰펑 주미 중국대사와 통화를 갖고 열린 소통 채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다음 달 초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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