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학살자 향한 복수심 내려놓자 자유와 평안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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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살배기 꼬마가 겪은 '그날'은 선명하지 않지만 두려움과 공포감이 가득한 날로 점철돼 있다.
1994년 4월 7일 르완다에서 투치족에 대한 대학살이 전국적으로 퍼졌고 무려 100일간 100만명 이상의 희생자를 낳았다.
꼬마도 이 사건의 피해자로 부모와 3명의 형제를 잃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분노와 트라우마에서 조금씩 벗어나게 된 그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1994년 르완다에서 일어난 투치족에 대한 대학살 생존자 모임'의 코디네이터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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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살배기 꼬마가 겪은 ‘그날’은 선명하지 않지만 두려움과 공포감이 가득한 날로 점철돼 있다. 1994년 4월 7일 르완다에서 투치족에 대한 대학살이 전국적으로 퍼졌고 무려 100일간 100만명 이상의 희생자를 낳았다. 꼬마도 이 사건의 피해자로 부모와 3명의 형제를 잃었다.
최근 서울 용산구 한남대로 한국컴패션 사무실에서 만난 메소드 루짐바나(34)씨는 밝은 미소의 소유자였다. 루짐바나씨는 “끔찍했던 사건이 있던 당시 모든 가족이 공포에 떠는 것을 보며 좋지 않은 일임을 느꼈다”며 “탈출 행렬에 합류해 고모 가족과 영문도 모른 채 숲으로 도망친 기억만 있다”고 회고했다.
두 명의 누나와 생존한 그는 고모와 함께 근근이 생계를 유지했다. 피해자들은 학교 등에서 공동생활을 했다. 그는 “경제적 궁핍, 트라우마 등 총체적으로 어려운 삶 속에서 어떤 소망도 없었다”며 “이듬해 하나님의 은혜와 돌보심으로 컴패션을 만나 음식 생필품 등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의 후원자는 미국인 제니퍼·러스티 부부로 1995년부터 2015년까지 20년간 매달 후원했다. 그는 컴패션을 통해 예수님을 알게 됐다.
“찬양의 은사가 있어서 교회에서 칭찬을 많이 받았어요. 돌이켜보면 그땐 ‘진짜 크리스천’이 아니었죠. 마음속은 가해자에 대한 복수심으로 불타올랐거든요. 빨리 입대해 가해자들을 죽여야겠다고 생각했죠.”
우연히 만난 군 장교가 루짐바나씨의 이야기를 듣고 가해자 명단을 달라고 했다. 명단을 받은 그는 대신 가해자들을 죽이겠다고 약속했다. 이 장교와의 약속에 루짐바나씨는 자기 삶의 목표와도 같았던 계획과 복수심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나중에 그는 장교가 자신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복수심을 내려놓자 자유로움과 평안함을 느꼈어요. 열한 살 때 영접했는데 복수심에 불탔던 저의 죄에 대해 진심으로 회개했어요. 이것을 통해 진정한 자유와 용서, 회개가 무엇인지 깨달았죠.”
루짐바나씨는 후원자로부터 진정한 사랑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후원자가 보낸 편지는 늘 축복의 문구로 가득했다. 그는 “평화와 사랑, 소망이 생긴 저는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런 과정을 통해 분노와 트라우마에서 조금씩 벗어나게 된 그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1994년 르완다에서 일어난 투치족에 대한 대학살 생존자 모임’의 코디네이터로 활동했다. 자신의 간증을 들려주며 다른 이들이 과거와 화해하고 회복되도록 도운 것이다. 결혼해 아들을 둔 그는 현재 관광운송회사의 총괄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다음 달 개봉하는 영화 ‘아버지의 마음’(감독 김상철)은 한국전쟁 고아를 아버지의 마음으로 바라본 컴패션 설립자인 미국 에버렛 스완슨 목사 이야기를 시작으로, 한 사람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루짐바나씨 등의 이야기를 사랑의 릴레이로 담아냈다.
끔찍한 악몽을 겪은 뒤 상처가 훑고 지나간 자리에 피어난 것은 사랑이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어려움 없는 삶이 아닌 어려움 속에서도 언제나 함께하실 것을 약속하셨어요. 영화를 통해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고 싶어요.”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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