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미루나무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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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살았던 동네 앞에는 미루나무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었습니다.
"미루나무 꼭대기에 조각구름 걸려 있네. 솔바람이 몰고 와서 살짝 걸쳐 놓고 갔어요." 아이들이 그렇게 노래한 이유 중 하나는 병풍처럼 펼쳐진 나무가 만들어 내는 풍광이 아름다웠기 때문입니다.
누가 물어봐도 "미루나무 동네 살아요"라고 답했죠.
성인이 된 뒤에 동네 어른들에게 동네에 왜 그렇게 많은 미루나무가 심겼는지 물어본 일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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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살았던 동네 앞에는 미루나무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동네 아이들은 박목월 시인이 작사한 노래를 참 좋아했습니다. “미루나무 꼭대기에 조각구름 걸려 있네. 솔바람이 몰고 와서 살짝 걸쳐 놓고 갔어요.” 아이들이 그렇게 노래한 이유 중 하나는 병풍처럼 펼쳐진 나무가 만들어 내는 풍광이 아름다웠기 때문입니다. 누가 물어봐도 “미루나무 동네 살아요”라고 답했죠. 성인이 된 뒤에 동네 어른들에게 동네에 왜 그렇게 많은 미루나무가 심겼는지 물어본 일이 있었습니다. 답은 이랬습니다. 우리 동네에는 넓은 들판이 있었는데 바람이 불 때면 거치는 게 없이 동네로 세차게 불어와 거센 바람을 막아보기 위해서라고 하더군요.
미루나무는 두 가지 역할을 했습니다. 먼저 강풍을 막아 주는 방풍림이 됐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동네에 멋진 풍경을 선물해줬습니다. 문득 제 마음에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이 이런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생겼습니다. 하나는 교회를 생각할 때면 교인들이 우리를 보호해주는 사람들이라는 인식을 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국민에게 무엇이 정말 아름다운 것인지 알게 하는 것이죠.
조주희 목사(성암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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