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미루나무 동네

2023. 6. 29. 03: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제가 살았던 동네 앞에는 미루나무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었습니다.

"미루나무 꼭대기에 조각구름 걸려 있네. 솔바람이 몰고 와서 살짝 걸쳐 놓고 갔어요." 아이들이 그렇게 노래한 이유 중 하나는 병풍처럼 펼쳐진 나무가 만들어 내는 풍광이 아름다웠기 때문입니다.

누가 물어봐도 "미루나무 동네 살아요"라고 답했죠.

성인이 된 뒤에 동네 어른들에게 동네에 왜 그렇게 많은 미루나무가 심겼는지 물어본 일이 있었습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제가 살았던 동네 앞에는 미루나무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동네 아이들은 박목월 시인이 작사한 노래를 참 좋아했습니다. “미루나무 꼭대기에 조각구름 걸려 있네. 솔바람이 몰고 와서 살짝 걸쳐 놓고 갔어요.” 아이들이 그렇게 노래한 이유 중 하나는 병풍처럼 펼쳐진 나무가 만들어 내는 풍광이 아름다웠기 때문입니다. 누가 물어봐도 “미루나무 동네 살아요”라고 답했죠. 성인이 된 뒤에 동네 어른들에게 동네에 왜 그렇게 많은 미루나무가 심겼는지 물어본 일이 있었습니다. 답은 이랬습니다. 우리 동네에는 넓은 들판이 있었는데 바람이 불 때면 거치는 게 없이 동네로 세차게 불어와 거센 바람을 막아보기 위해서라고 하더군요.

미루나무는 두 가지 역할을 했습니다. 먼저 강풍을 막아 주는 방풍림이 됐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동네에 멋진 풍경을 선물해줬습니다. 문득 제 마음에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이 이런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생겼습니다. 하나는 교회를 생각할 때면 교인들이 우리를 보호해주는 사람들이라는 인식을 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국민에게 무엇이 정말 아름다운 것인지 알게 하는 것이죠.

조주희 목사(성암교회)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