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무것도 아냐… 모든 건 하나님께” 환자 위해 뜨겁게 기도한 ‘대동맥 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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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의 교통사고로 별세한 주석중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의 기도문이 많은 이에게 울림을 주고 있다.
주 교수의 장남 현영씨는 유가족을 대표해 남긴 조문객 감사 인사에서 이 기도문에 대해 "정성을 다해 수술하고 환자를 돌보지만 내 힘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니 하나님께서 도와주십사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을 적어두신 듯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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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의 교통사고로 별세한 주석중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의 기도문이 많은 이에게 울림을 주고 있다. 그는 국내 대동맥 수술의 일인자로 꼽히며 수많은 생명을 살렸지만 정작 자신은 아무것도 아니라며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노라고 고백했다.
28일 유가족과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에 따르면 주 교수는 병원 연구실에 여러 편의 기도문을 남겼다. 서류 속에서 발견된 기도문은 그가 평소 사용하던 만년필로 직접 쓴 것이다. 주 교수는 그중 ‘…but what can I do in the actual healing process? Absolutely nothing. It is all in God’s hands’라고 적힌 영문 기도문을 벽에 붙여놓았다.
기도문을 번역하면 ‘제가 실제 치유 과정에서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아무것도 없습니다. 모든 것은 하나님의 손에 있습니다’라는 뜻이다. 주 교수의 장남 현영씨는 유가족을 대표해 남긴 조문객 감사 인사에서 이 기도문에 대해 “정성을 다해 수술하고 환자를 돌보지만 내 힘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니 하나님께서 도와주십사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을 적어두신 듯하다”고 전했다.
하나님의 손은 성경 용어다. ‘여호와(주)의 손’(the hand of the LORD)으로 표현돼 ‘하나님의 강권적인 영향력’ ‘능력에 찬 하나님의 후원’ 등으로 이해된다. 여호와의 손은 악인에게는 재앙과 징벌과 심판을, 의인에게는 도우심과 은총을 베푸는 하나님의 능력을 나타낸다.(수 22:31, 시 89:13)
유가족은 앞서 27일 지인인 노 전 협회장의 페이스북을 통해 인사를 남겼다. 그 글에서도 주 교수의 명확한 소명 의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사고가 있기 얼마 전 아내에게 “나는 지금껏 원 없이 살았다. 수많은 환자를 수술해서 잘됐고 여러 가지 새로운 수술 방법도 좋았고 하고 싶은 연구도 하고 쓰고 싶었던 논문도 많이 썼다. 하나님께서 내려주신 소명을 다한 듯하여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주 교수는 서울 송파구 주님의교회(김화수 목사) 집사로 바쁜 와중에도 성가대 새벽반 일원으로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0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린 장례예배에는 의사와 환자, 교회 관계자 등이 찬송가 ‘나의 영원하신 기업’을 부르며 하나님 사랑을 몸소 실천한 주 교수의 천국 가는 길을 배웅했다. 현영씨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이별이라 이루 말할 수 없이 슬프고 비통했지만 정말 많은 분께서 오셔서 아버지가 평소 어떤 분이셨는지 얘기해 주시고 진심 어리게 애도해 주셔서 가족들에게 큰 힘이 됐다”고 했다.
주 교수는 의사로서 남다른 희생정신을 발휘했다. 그는 응급상황이 많은 대동맥 수술에 대응하기 위해 병원 10분 거리 자택에 살면서 밤낮으로 병원을 오갔다. 장례 이후 유가족이 찾은 그의 연구실엔 뜯지 않은 라면 수프가 상자에 수북이 쌓여 있었다. 유가족은 그가 환자를 돌보느라 식사할 시간도 내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고 가슴 아파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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