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DJ 묘역 참배…친명 “이재명 만나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동작구 국립 서울현충원을 찾아 김대중(DJ)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지난 24일 미국에서 귀국한 이후 나흘만의 첫 공식 일정이다.
이 전 대표는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김대중 대통령은 제 정치의 원점”이라며 “1년 전 여기 와서 출국 인사를 드렸던 것처럼 귀국 인사를 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향후 행보와 관련해선 “우선 인사드릴 곳은 인사드릴 거고 현재는 거기까지 정하고 있다”고 했다. 당내 어수선한 상황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날 참배에는 대표적 친이낙연계인 설훈·윤영찬 의원이 동행했다.
이 전 대표는 참배 후 페이스북에도 “김대중 정신은 제 정치의 원점입니다. 나라가 어지럽고 국민이 괴로운 시기, 원점에서 정치를 다시 생각합니다”라고 적었다. 이 전 대표는 귀국 당시 “못다 한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해 사실상 정치 재개 의사를 표했다. 최근 발간한 저서 『대한민국 생존전략-이낙연의 구상』과 관련한 북 콘서트도 예정돼 있다. 귀국 다음 날인 25일 일부 의원과 만찬 회동을 가진 이 전 대표는 현재 거주하는 서울 종로구 자택과 멀지 않은 곳에 사무실도 마련했다.
이 전 대표는 이번 주말쯤 광주 5·18 묘역을 찾아 참배할 계획으로도 알려졌다. 고향인 전남 영광도 함께 방문해 지역 민심을 청취할 예정이다. DJ 묘역에 이어 민주당 기반인 호남부터 찾는 것을 두고 일각에선 호남권 지지부터 재건하려는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내 친명계에선 이재명 대표부터 만나 통합 행보를 하라고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안민석 의원은 라디오에서 “정치 행보를 본격적으로 하기 전에 이재명 대표부터 만나라”며 “반(反) 검찰 정권,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저지, 당 혁신에 합의해 통합의 길로 가면 두 분이 승리하는 길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 대표실도 두 사람의 회동 형식과 시점 등을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다만 이 전 대표 측은 ‘개딸’로 불리는 강성 지지층의 ‘이낙연 악마화’ 움직임과 관련해 “이 대표도 어느 정도 책임 있는 거 아니냐”라는 반응을 내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조만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할 계획이다. 이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연대와 공생’도 다음 달 이 전 대표가 참석하는 토론회 개최를 검토하고 있다. 친이낙연계 한 의원은 “외교 문제를 포함해 포괄적으로 윤석열 정부에 대해 이야기를 하시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위문희·이세영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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