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매파' 파월에 장초반 하락세..."연속 인상 배제안해"

뉴욕=조슬기나 2023. 6. 28.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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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28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인플레이션 우려와 함께 추가 긴축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장 초반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7월과 9월 회의에서 연속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으면서 시장의 긴축 경계감이 커진 모습이다.

이날 오전 10시께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30.88포인트(0.39%) 떨어진 3만3795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2.25포인트(0.28%) 내린 4366선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7.92포인트(0.06%) 하락한 1만3547선을 기록 중이다.

현재 S&P500지수에서 임의소비재, 부동산, 산업 관련주를 제외한 나머지 8개 업종이 일제히 하락세다.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한 새로운 수출 규제를 고려하고 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반도체주들은 약세를 나타냈다. 엔비디아와 인텔, AMD, 퀄컴 등은 전장 대비 2%안팎 떨어진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실적 공개를 앞둔 마이크론도 약보합에 거래되고 있다. 제너럴 밀즈는 분기 매출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4% 이상 내려앉았다. 핀터레스트는 웰스파고가 투자의견을 상향하면서 6%이상 뛰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투자자들은 미 동부시간으로 이날 오전 유럽중앙은행(ECB) 신트라 포럼에서 나온 파월 의장의 발언을 주시하는 한편, 이번 주 남은 경제지표들을 대기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파월 의장 외에도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BOE) 총재,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 등이 참석한다. 파월 의장은 이 자리에서 "더 많은 제약(more restriction, 긴축)이 올 것"이라며 "이를 주도하는 것은 매우 강력한 노동시장"이라고 추가 긴축 방침을 확인했다.

그는 또 한번 회의를 건너뛰면서 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연속적으로 회의에서 움직이는 것(금리 인상)을 테이블에서 제외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답했다. 당장 7월에 이어 9월까지 연속 인상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은 것이다. 다만 그는 "인플레이션 목표치에 다가갈수록 더 신중하게 데이터를 분석해서 시차를 두고 결정하겠다"고도 말했다.

이러한 매파 발언은 지난주 미 의회 청문회에서 파월 의장이 연내 두 차례 금리인상 가능성을 담은 새로운 점도표를 지지했던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Fed는 지난 14일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하는 한편, 점도표 상 연말 금리 전망치(중앙값)를 기존 5.1%에서 5.6%까지 끌어올리며 연내 두 차례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상태다. 파월 의장의 연설 직후 다우지수가 120포인트 이상 급락하는 등 시장에도 여파를 미쳤다.

파월 의장은 다음날인 29일에는 마드리드에서 에르난데스 드코스 스페인 중앙은행 총재와 대담한다. 시장은 파월 의장의 추가 발언에서 미국 경제와 인플레이션 상황, 통화정책 향방에 대한 더 많은 힌트를 찾고자 할 것으로 보인다.

주 후반에는 Fed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요 경제지표도 쏟아진다.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는 29일, 미국 5월 PCE 가격지수는 30일 공개된다. 시장에서는 5월 근원 PCE가 전년 대비 4.6%, 전월 대비 0.3% 상승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전월보다 소폭 둔화한 수준이다.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을 웃도는 강력한 수준을 나타낼 경우 Fed를 둘러싼 긴축 압력은 더 커질 수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Fed가 차기 회의인 7월 FOMC에서 금리 인상을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현재 7월 베이비스텝 가능성을 85% 가까이 반영 중이다. 전날 76%대에서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더 올랐다. 다만 연내 두차례 인상을 예고한 Fed 점도표와 달리, 금리 선물 시장은 여전히 한차례 인상 후 계속 금리를 동결하는 시나리오를 더 유력하게 보고 있다.

스파르탄 캐피털 증권의 피터 카딜로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파월 의장은 다른 패널들과 마찬가지로 어조를 바꾸지 않았다"라며 이날 발언이 기존의 반복이라는 점을 짚었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시장분석가는 "경제는 Fed의 긴축 사이클 여파를 분명히 느끼고 있고, 소비자는 약해지고 있으나 일자리를 구하는 데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며 "증시의 허리가 어떻게 부러지는지 흥미로울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공개된 미국의 5월 상품 무역적자는 전년 동월 대비 6.1% 줄어든 911억달러로 집계됐다. 수입은 0.6%, 수출은 2.7% 감소했다. 이밖에 이날 Fed는 미국 은행들을 대상으로 한 스트레스테스트도 공개한다.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은행이 이를 통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국채 금리는 하락세다.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3.75%선,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4.76%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 지수)는 전장 대비 0.4%이상 올라 102.9선을 나타냈다.

유럽증시는 상승세다. 독일 DAX지수와 영국 FTSE지수는 각각 0.8%, 0.48% 오른 수준에 움직이고 있다. 프랑스 CAC지수는 0.85% 올랐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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