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대치’ 한강변에 1300가구 재건축 시동 [재건축 임장노트] (24)

정다운 매경이코노미 기자(jeongdw@mk.co.kr) 2023. 6. 28.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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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진구 최대 재건축 단지 광장극동

서울 광진구 광장동 ‘광장극동1·2차아파트(이하 광장극동)’가 안전진단에 최종 통과하면서 재건축 확정 소식을 알렸다.

광장극동아파트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위원장 김소영)는 지난 6월 16일 광진구청으로부터 정밀안전진단 용역 결과 E등급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재건축 안전진단은 D등급(조건부 재건축), E등급(재건축 확정)을 받아야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D등급으로 조건부 재건축을 받을 경우 지자체 재량에 따라 적정성 검토 시행 여부를 결정짓는다.

광장극동은 1차(448가구)가 1885년에, 2차(896가구)가 1989년에 준공된 1344가구 규모 아파트 단지다. 단지가 한강과 맞닿아 있고 천호대로·아차산로, 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을 끼고 있다. 보성·광남유치원이 단지 내에 있고 광남초·중·고로 이어지는 학군도 유명하다. 광장사거리 주변에는 학원가도 발달해 있어 자녀 연령대와 상관없이 학부모 선호도가 높다. 이런 장점 때문에 ‘리틀 대치’로 불리기도 한다. 단지 근처에 한강이 흐르고 아차산배수지체육공원, 구의야구공원, 광진구 시니어파크 등 녹지 공간도 풍부하다.

대단지일 뿐 아니라 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 역세권에 한강 조망권, 학군을 갖춘 덕에 광장극동은 광진구 정비사업장 중 최대어로 꼽힌다. 준공된 지 35년이 훌쩍 넘은 데다 건물 외벽이 박락되는 등 노후화해 주민의 재건축 열망도 크다.

하지만 앞서 2021년 10월 재건축 안전진단을 실시했다 조건부 재건축(D등급)을 판정받고, 외부 공공기관 적정성 검토 결과 유지보수(C등급)로 최종 결정돼 재건축을 확정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그러다 지난해 4월 광장극동은 12.5% 주민 동의를 얻어 안전진단을 재신청했다. 현지 조사 결과 안전진단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고, 올해 주택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가 완화되면서 아파트 주민들이 발 빠르게 움직인 결과다. 광장극동은 정밀안전진단 용역 시행 결과 평가등급 E등급, 성능점수 42.39점(▲주거 환경 7.35점 ▲건축 마감·설비 노후도 14.9점 ▲구조안전성 20.14점 ▲비용 분석 0점)으로 재건축을 확정지었다. 총점 45점 이하까지 재건축할 수 있도록 판정 범위가 조정된 덕분에 재건축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앞서 한 차례 고배를 마신 지 2년 만이다.

덕분에 국토교통부의 안전진단 기준 변경 이후 최종적으로 안전진단에 통과한 최초의 서울 지역 한강변 아파트가 됐다. 광장극동은 1·2차아파트를 하나로 묶어 재건축한다는 계획이다. 6월 말까지는 정비구역 지정 신청을 위한 주민 동의서를 75%까지 확보하고, 이어 7월에는 소유주들의 재건축 이해를 돕기 위한 주민설명회를 연 뒤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모금을 마치고 내년 상반기 내에 정비구역 지정·고시를 받는다는 목표다. 정비구역 신청을 위해 도시계획회사와 설계·건축회사, 감정평가법인 등이 참여하는 설명회도 연다.

정비업계는 광장극동 주민들이 안전진단 추진 비용 모금도 일주일 만에 마친 만큼 정비구역 신청서도 빠르게 제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김소영 광장극동아파트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 위원장은 “1·2차 통합 재건축을 진행하느라 더 늦게 지어진 2차를 기준으로 재건축 절차를 밟고 있다”며 “주민들이 재건축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정부도 정비사업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어 주거 환경 개선이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 광진구 재건축 최대어 ‘광장극동1·2차’가 안전진단에 최종 통과하면서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윤관식 기자)
광장극동 재건축 사업성은?

대지지분 ‘낫배드’ 한강 조망 ‘베리굿’

아직 정비구역 신청 전인 사업 초기 단계지만 광장극동 재건축 사업성은 얼마나 될까. 프롭테크 플랫폼 다윈중개가 재건축 사업성을 시뮬레이션 해본 결과 광장극동1·2차의 재건축 사업성 점수는 각각 84점, 78점이다. 재건축 사업성 점수가 100점이면 조합원이 추가 분담금을 내지 않고도 기존 평형과 같은 아파트를 배정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점수가 100을 넘기면, 같은 평형 아파트를 배정받고도 이익을 환급받는다는 뜻이다. 단 용적률은 별도 인센티브 없이 270%(제3종일반주거지역)만 적용받는다고 가정했다. 1·2차 용적률이 200% 초반대인 점을 감안하면 별도 인센티브를 받지 않아도 일반분양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이다.

중층 아파트 치고 대지지분이 적지 않다는 점도 투자 가치를 높이는 요소다. 대지지분은 아파트 소유주가 갖고 있는 실제 땅의 가치다.

광장극동1차에서 가장 작은 면적인 103㎡(이하 공급면적)의 대지지분은 51.21㎡(15.49평)다. 가구 수가 가장 많은 148㎡는 76.87㎡(23.25평), 가장 큰 면적인 179㎡는 95.05㎡(28.75평)씩 지분이 있다. 아파트는 평균적으로 공급면적의 3분의 1 정도를 대지지분으로 갖는데, 광장극동1차의 경우 그 비율이 절반을 넘어선다.

광장극동2차의 경우 상대적으로 지분이 적은 편이기는 하다. 가장 작은 면적인 92㎡의 대지지분은 29.53㎡(8.93평)다. 그 외 ▲104㎡는 41.9㎡(12.67평) ▲120㎡는 50.84㎡(15.38평) ▲148㎡는 62.9㎡(19.03평) ▲179㎡는 77.25㎡(23.52평)를 지분으로 갖는다. 92㎡를 제외한 대부분의 아파트가 공급면적의 40% 이상을 대지지분으로 챙기는 셈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광장극동 103㎡(전용 84㎡)는 지난 5월 16억6000만원(8층)에 거래된 바 있다. 18억5000만원(4층)에 최고점을 찍은 지난해 4월보다는 시세가 2억원가량 빠져 있는 상태다. 광장동에서 그나마(?) 가장 새 아파트인 ‘광장힐스테이트(2012년 3월 준공)’에서는 같은 달인 5월 112㎡(전용 84㎡)가 17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역시 전고점(21억8000만원)보다는 4억원가량 빠져 있다.

다만 노후 아파트여도 광장극동 교통 입지가 광장힐스테이트보다 우수하다는 점, 한강변을 접하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재건축 완료 시점 새 광장극동이 일대 시세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광장극동을 모델 삼아 광장동 일대 재건축 사업이 탄력을 받을 여지도 있다. 광장동에서는 ‘삼성1차(165가구)’가 지난해 2월 소규모 재건축(잠깐용어 참조) 조합설립인가를 받아 올해 사업시행인가를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광장극동1차와 가까운 ‘상록타워(200가구)’는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다. 천호대로를 건너 언덕 위에는 ‘워커힐아파트(576가구)’가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오랜 기간 자녀를 키우면서 직접 거주할 요량이라면 장기 투자처로 나쁘지 않다”면서도 “이제야 첫발을 뗀 만큼 대지지분이 다른 1·2차 주민 간 협의가 잘 이뤄지는지, 사업 속도가 지지부진하지는 않은지 추이를 지켜보다가 투자에 나서도 늦지 않다”고 덧붙였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15호 (2023.06.28~2023.07.0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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