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연쇄살인’ 권재찬 사형→무기징역 감형에 상고

평소 알고 지낸 중년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유기를 도운 공범마저 살해한 권재찬이 지난해 12월 14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미추홀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연쇄살인범 권재찬이 1심에서 사형이 선고받고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된 것에 불복해 상고했다. 대법원이 이를 인용할 경우 파기환송심이 다시 사형을 선고할 수도 있다.

2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고검은 이날 이번 사건 항소심을 심리한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이규홍)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항소심은 사형을 선고한 1심과 달리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검찰은 1심과 항소심에서 모두 사형을 구형한 바 있다.

검찰은 "피해자 중 1인에 대해 강도살인죄가 아닌 단순 살인죄로 의율한 것은 채증법칙 위반이라고 판단했다"며 "실질에 부합하는 형의 선고로 피해자 뿐 아니라 그 유족들의 억울함이 없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채증법칙이란 법관이 사실관계를 확정하기 위해 증거를 취사선택할 때 지켜야 할 법칙이다.

검찰의 법리오해 주장이 대법원에서 인용될 경우 파기환송심이 열린다. 만약 B씨에 대한 강도살인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다시 사형을 선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권재찬은 2021년 12월 4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한 상가 지하 주차장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50대 여성 A씨를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승용차 트렁크에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이 과정에서 A씨의 신용카드로 현금 450만원을 인출하고 1100만원 상당의 소지품을 빼앗은 것으로 조사됐다.

권재찬은 다음 날인 5일 오후 A씨의 시신 유기와 현금 인출에 가담한 직장 동료 B씨를 인천 중구 을왕리 근처 야산에서 둔기로 살해한 뒤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권재찬은 평소 자신에게 채무를 독촉하던 B씨를 살해해 빚을 갚지 않으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심 법원은 지난해 6월 "교화 가능성이나 인간성 회복을 기대할 수 없다"며 사형을 선고했다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 23일 "피고인이 강도 범행을 기획했음은 인정되나 나아가 살인까지 기획했는지는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기징역으로 감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