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 재판 언급 윤 대통령 "현금성 재정지출은 미래 약탈" 규정
[유창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자신의 지난 1년 국가재정 운영을 두고 "지난 1년은 (문재인) 전 정부의 이런 무분별한 방만 재정을 건전 기조로 확실하게 전환했다"라고 자평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청와대 영빈관에서 주재한 '국가재정전략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이 말하면서 "지난 정부에서만 나랏빚이 400조가 증가해서 600조이던, 70년간 600조이던 국가 채무가 400조가 증가해서 1000조 원을 넘어서서 국가 채무 관리를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인 24조 원의 지출구조조정을 단행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무분별한 현금 살포와 정치 포퓰리즘을 배격해서 절감한 재원으로 진정한 약자복지 실현을 위해 노력했다"면서 "한국의 재정 건전성에 대해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국제신용평가사들도 작년 우리 정부의 재정 건전화 노력을 아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런 뒤 "글로벌 복합 위기 상황에서 확고한 건전재정 기조로 물가를 안정시키고 나아가 통화 가치 안정과 대외 신인도 제고에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윤 대통령은 "일각에서는 여전히 재정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빚을 내서라도 현금성 재정지출을 늘려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이것은 전형적인 미래세대 약탈이고, 따라서 단호히 배격해야 될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서 "진정한 부모가 누군지 가리는 솔로몬 재판에서 보듯 국민을 진정으로 아끼는 정부는 눈앞의 정치적 이해득실보다 국가와 미래세대를 위해 재정을 건전하게 운영하는지 여부로 판가름할 수 있다"며 "인기 없는 긴축재정, 건전재정을 좋아할 정치권력은 어디에도 없다. 불가피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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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전임 정부를 겨냥해 "정치적 야욕이 아니라 진정 국가와 국민을 생각한다면 긴축 건전 재정이 지금 불가피하다"며 "정부는 이전 정부와 달리 책임감 있고 지속가능한 재정 운영 기조를 견지할 것이다. 단순히 지출을 줄이는 것만이 아니라 꼭 필요한 곳에 제대로 쓰자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보다 구체적인 재정 사용처로 "국방과 법 집행 등 국가의 본질적 기능을 강화하고 진정한 약자를 보호하고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성장동력을 확충하고, 또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내는 데에, 그런데 쓰는 지출과 투자는 제대로 써야 된다"며 "예를 들어 군장병 등에 대한 처우 개선,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서비스 확대,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첨단과학기술 R&D 등에는 더 과감하고 효과적인 지원을 해야 된다"고 사례를 들었다.
그러면서 "경제가 어려울 때 과감하게 구조개혁을 추진한 기업이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켜서 더 성장하는 것처럼 정부 역시 재정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 재정을 정상화하고 개혁하는 혁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그렇지 못한 기업과 이것을 성공적으로 해내는 기업, 이것을 제대로 못하는 정부와 제대로 해내는 정부가 바로 큰 차이가 있는 것"이라고 봤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위기는 기회"라며 "효과 분석 없이 추진된 예산, 돈을 썼는데 아무런 효과도 나타나지 않는, 왜 썼는지 모른 그런 예산, 또 노조 비영리단체 등에 지원되는 정치적 성격의 보조금 이런 것들은 완전히 제로 베이스에서 재점검해야 된다"라고 참석자들에게 주문했다.
덧붙여 "표를 의식하는 매표 복지 예산은 철저히 배격해야 된다"며 "이것이 국가와 국익과 국민을 위한 것이다. 써야 할 곳에 제대로 쓰고 불필요한 지출은 확실하게 줄이는 재정 혁신은 우리 경제 체질을 민간주도 시장중심으로 바꿔나가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 "말도 안 되는 정치 보조금은 없애고, 경제 보조금은 살리고, 사회 보조금은 효율화·합리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 한동훈 법무부 장관(왼쪽)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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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장관은 회의에서 "숙련기능인력에 대한 쿼터를 지난해 2000명에서 금년에 3만 명 이상으로 대폭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장관은 "기업 현장에서 인력 부족 문제의 해소가 단기적으로 중요한 과제"라면서 "올해부터 대통령 지시로 외국인 근로자 확대를 본격 추진 중이며, 종전 1000명 수준이었던 것을 한 번에 30배로 늘렸기 때문에 적어도 쿼터가 부족해서 외국인이 못 들어온다는 얘기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한 장관은 "계절근로 체류기간을 기존 5개월에서 추가 3개월 범위 내 연장이 가능하도록 법령을 개정하겠다"고 보고했다.
한편, 이번 회의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지난 1년간 재정운용 성과를 짚어보고, 내년도 집권 3년차 국정성과 창출을 위한 재정의 역할과 과제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그리고 논의된 내용은 2024년 예산안 및 2023~2027 국가재정운용계획에 적극 반영하고,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9월 초에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는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추경호 경제부총리, 이주호 사회부총리, 이종호 과기부 장관, 박진 외교부 장관, 권영세 통일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종섭 국방부 장관,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박보균 문체부 장관, 이창양 산업부 장관, 조규홍 복지부 장관, 한화진 환경부 장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김현숙 여가부 장관, 원희룡 국토부 장관, 이영 중기부 장관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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