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5주년 구광모…‘선택과 집중’으로 그룹 시총 3배로 성장

최은경 2023. 6. 28.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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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 대표가 지난 4월 17일 LG화학 청주공장을 방문해 양극재 생산 핵심 공정 가운데 하나인 소성 공정 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LG=뉴스1


“그동안 LG가 쌓아온 고객가치 창조, 인간존중, 정도경영이라는 자산을 계승·발전시키고 변화가 필요한 부분은 개선하며 장기적 관점에서 성장 기반을 구축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2018년 회장 취임사)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9일로 취임 5주년을 맞는다. 구 회장은 2018년 고(故) 구본무 선대회장이 별세하면서 비교적 젊은 40세에 그룹 경영의 책임을 맡았다. 재계는 구 회장이 고객가치 중심의 경영 기조와 적극적인 사업 구조 개편을 통해 자신이 제시한 경영 방침을 실행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무엇보다 고 구자경·구본무 회장이 강조해온 ‘고객가치’를 재해석하며 고객 중심 기업으로 변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지난 5년 동안 신년사 전문에 ‘고객’이라는 단어가 155회 등장할 만큼 구 회장은 고객가치를 강조하며 직원들이 업무를 고객 관점에서 재정의하도록 했다. 지난달 열린 사장단협의회에서는 고 구자경 명예회장의 “고객을 위한 경영 혁신은 종착역이 없는 여정이다. 여기까지가 끝이라고 하게 되면 그것이 곧 발전의 한계가 된다”는 말을 인용해 고객가치 경영을 지속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경진 기자


인재 등용과 사업구조 조정에서 과감히 변화를 시도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구 회장은 LG그룹에서 처음으로 외부 인사인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을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했다. 신 부회장은 3M 본사에서 수석부회장을 지낸 인물로 조직문화 혁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밖에도 2018년부터 올해 5월까지 인공지능(AI) 석학 이홍락 미국 미시간대 교수 등 임원급 인재 100여 명을 영입했다.

사업구조 재편 역시 긍정적 성과로 인정받는다. 구 회장은 2019년 LG디스플레이의 조명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 LG유플러스 전자결제 사업을 축소한 데 이어 LG화학 편광판 사업(2020년), LG전자의 휴대전화 사업(2021년)을 정리했다. 대신 OLED와 배터리, 전장 등을 그룹의 주력 사업으로 키웠다.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매출 25조원, 영업이익 1조원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동안 시장에서 가치는 3배로 불었다. 2018년 6월 말 88조1000억원(우선주·LX그룹 제외)이던 11개 상장 계열사 시가총액이 지난해 250조원(11월 11일 259조원)을 넘어선 데는 사업구조 재편이 큰 몫을 차지했다는 평가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38조2000억원, 4조6000억원에서 190조3000억원, 8조2000억원으로 늘었다.

김경진 기자


한편으론 이른바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분야를 중심으로 미래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그룹은 이들 분야 등 미래 사업에 앞으로 5년 동안 54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구 회장은 LG AI연구원과 충북 오송 LG화학 생명과학본부, 서울 마곡 LG화학 R&D연구소 등을 잇달아 방문하며 직접 미래 사업을 챙겼다.

복합위기 속 신성장 산업의 수익성 확보 등은 과제로 꼽힌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존 주력 계열사인 LG전자와 배터리 사업 등을 하는 LG화학 등 계열사 간 상승 효과로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키우는 경영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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