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지켜야 한다"는 대통령... 그 시각 한강 노들섬 둔치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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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오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자유총연맹 제69주년 창립기념행사에 참가해 "자유 대한민국에 대한 애정과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에 대한 헌신적 자세로 이 나라와 미래세대를 지켜내야 한다"면서 역사관·안보관 등을 강조하는 동안, 한강 노들섬 둔치에선 한국전쟁 당시 한강 인도교 폭파로 목숨을 잃은 수백 원혼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위령제가 열렸다.
위령제 내내 눈물을 찍어내던 한 시민은 "이태원에서 멀쩡한 청춘들을 비롯한 159명이 대한민국 역사상 최대 압사사고를 기록하며 목숨을 잃었어도 이 정권은 덤덤했다"면서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고 대통령은 아무 공식 사과도 없었다. 그렇게 해놓고 항상 국민들만 탓하고 다니는 사람은 도대체 어느 나라 대통령인지 알 수가 없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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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진 기자]
▲ 위령제에 모인 시민 한강 인도교 폭파로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원혼들을 위로하려고 모인 시민들 |
ⓒ 유원진 |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오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자유총연맹 제69주년 창립기념행사에 참가해 "자유 대한민국에 대한 애정과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에 대한 헌신적 자세로 이 나라와 미래세대를 지켜내야 한다"면서 역사관·안보관 등을 강조하는 동안, 한강 노들섬 둔치에선 한국전쟁 당시 한강 인도교 폭파로 목숨을 잃은 수백 원혼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위령제가 열렸다.
윤 대통령이 축사에서 언급한 역사관이란 무엇일까. 대통령으로서 자신을 지지하는 조직의 행사에 직접 참가해 축사까지 읽고 있는 동안, 국가의 무책임한 행위로 목숨을 잃은 무고한 원혼들을 위해서는 조화 한 다발도 보낼 수 없었던 것일까. 그의 국민들은 도대체 어느 사람들이고 그가 지켜내야 한다는 나라는 어느 나라일까. 자신을 지지하는 단체의 축하 자리에 참석해 "이 땅에는 반국가단체가 너무도 많다"고 하는 대통령의 말엔 무게감이 잘 보이지 않는다.
▲ 위령제에서 절하는 김기준 상임대표 평화재향군인회 김기준 상임대표가 위령제에서 고인들의 넋을 위로하며 절을 하고 있다. 절을 끝내고 심경을 말하는 그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
ⓒ 유원진 |
위령제 내내 눈물을 찍어내던 한 시민은 "이태원에서 멀쩡한 청춘들을 비롯한 159명이 대한민국 역사상 최대 압사사고를 기록하며 목숨을 잃었어도 이 정권은 덤덤했다"면서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고 대통령은 아무 공식 사과도 없었다. 그렇게 해놓고 항상 국민들만 탓하고 다니는 사람은 도대체 어느 나라 대통령인지 알 수가 없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TNT 3600 파운드'라는 엄청난 폭발로 피난민들의 사지가 찢겨 허공을 날아 강물로 떨어질 때 이승만은 서울을 떠났고 미리 녹음된 방송을 날리고 있었다.
▲ 위령제가 열린 노들섬 둔치에서 바라본 한강 인도교 교각 다리 상판은 물론 새로이 건설되었겠지만 교각은 보수를 거쳐 오늘날까지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 날의 피맺힌 절규가 들리는 듯 하다. |
ⓒ 유원진 |
전쟁의 참화는 피할 수 없다. 그러나 대통령은 군 최고 통수권자이다. 그런 이승만이 혼자서만 도망할 게 아니라 6월 27일에 대피 명령만 내렸더라도 수많은 인명을 구할 수 있었다. 설령 다리를 폭파하더라도 사전에 예고했다면 수백 명이 다리에서 비명횡사하는 일은 막을 수 있었다.
한강 인도교 폭파 사건을 시작으로 한국 사회를 할퀸 수많은 참사들은 다른 듯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국가와 통수권자가 제 기능을 못할 때, 혹은 잘못된 가치관을 지녔을 때 그 피해는 오롯이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정녕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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