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 빛내는 아름다운 건축 추구… 든든한 ‘동행자’가 예비된 길 인도
부동산 개발 맥스그룹의 대표이자 국제 건축 공간 디자이너 이명진(Max Lee·46·화도시온교회) 대표는 우여곡절 끝에 2004년 미국에 갔다. 당시 어학과정(ESL) 담당 교사가 “미국에 왜 왔냐”고 질문하자 이 대표는 “인생이 미니멈(minimum)해서 왔다”고 답했다. 담당 교사는 “앞으로는 맥시멈(maximum)하게 살라”며 영어 이름을 ‘맥스’(Max)로 지어줬다고 한다. 어학원생이었던 이 대표는 그 후 미국 대학에서 강의하고, 건축회사를 설립하는 등 국제적인 디자이너로 성공했다. ‘노력한 만큼 하나님이 주신다’를 신앙철학으로 삼고 있다는 이 대표를 지난 13일 서울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 대표는 모태신앙으로 7세에 태권도를 시작했다. 목표로 한 체육고등학교 입학을 위해 각종 대회에 참가하며 훈련받아 태권도 5단에 올랐다. 그러나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다리부상으로 일반 고등학교에 진학하며 방황이 시작됐다. 이 대표의 아버지는 오래 전 교통사고로 다리 한쪽을 잃고, 10년 후 다시 교통사고를 당해 모든 병수발을 어머니가 감당하고 있었다. 태권도로 성공하겠다는 꿈이 꺾이자 이 대표는 고등학교 선생님의 추천으로 미술 공부를 시작했다. 남보다 늦게 시작한 미술이었지만 특유의 끈기를 발휘해 실력을 쌓았다. 그렇게 한서대학교 공간디자인과에서 졸업할 때까지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했다.
졸업을 반년 앞두고 유명 공간디자인 회사에 입사했다. 고시원에 살면서 현장 일을 배우며 꿈을 키우던 어느 날 25년 차 선배가 “너의 꿈은 무엇이냐”고 질문했다. 이 대표는 태권도 선수로 금메달을 꿈꾼 것처럼 “공간디자이너로서 최고가 되고 싶다”고 답했다. 그때 선배는 “그 꿈을 버려라. 너는 돈도 없고, 빽도 없고, 유학 경험 등 경력도 없다. 최고는 공짜로 되는 게 아니다”고 냉철하게 답했다.
이 대표는 6개월 고민 끝에 회사에 사표를 냈다. 2004년 미국 학비를 알아보니 3개월에 3000만원이었다. 당시 수중에는 300만원도 없었다. 마침 미국 버지니아의 어느 대학에서 태권도 사범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서를 냈다. 태권도 선수로서의 꿈은 접었지만 태권도지도자자격증을 따며 태권도 실력을 유지해오던 터였다. 그렇게 미국에서 태권도 사범으로 월급 4000달러(한화 약 500만원)을 받으며 공간디자이너로서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할 때를 기다렸다.
언어와 수업료가 준비됐을 때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 위치한 사바나컬리지(SCAD)에서 디자인 공부를 시작했다. 이 대표는 유학 시절 수업료 및 생활비를 모으느라 하루 24시간 중 2시간 이상 잠을 자 본 적이 없다. 다양한 공모전에 응시해 상금을 얻고 공모전 수상 경력을 쌓으며 미국 건축회사와 두바이 건축회사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지만 2007년 ‘맥스포디자인’을 설립해 대표가 됐다.
이 대표는 당시 영주권이 없어 회사 설립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학교가 이 대표를 디자인 강사로 초빙하면서 회사 설립 자격을 갖출 수 있게 됐다.
이 대표는 “미국에 처음 왔을 때 ABCD도 몰랐는데 3년만에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회사를 설립할 수 있었다. 혼자였지만 하나님이 동행하며 기회를 열어 주신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맥스포디자인은 이 대표를 포함해 총 4명의 한국인, 미국인, 인도인이 함께 상업 및 주거공간, 호텔 등의 사업을 운영하며 미국 8개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했다. 사업이 승승장구하던 2010년, 이 대표는 가족이 아프다는 소식에 한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힘들게 살아온 가족에게 보답할 시간을 꼭 가져야겠다는 다짐 때문이었다.
한국에 온 후 모교인 한서대학교와 중앙대학교 예술경영대학원에서 교수로 강의했다. 교수로 활동할 당시 미국의 ‘HOK’, 일본의 ‘PLAN-D’, 두바이의 ‘NAGA ARCHITECTS’ 등 국제적인 건축회사와 협력해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리더 자격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2021년 이 대표는 자신만의 색깔을 담은 맥스그룹을 만들었다. 맥스그룹 안에는 맥스앤마블홀딩스, 맥스건축설계사무소, 맥스공간디자인회사, 맥스건설시공회사, 맥스 스튜디오가 있다. 미국에서 파트를 나눠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을 살려 국제적인 프로젝트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전문조직을 세웠다. 이 대표는 “맥스에 가면 방법이 있다는 모토로 프로젝트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자연에서 찾은 감각적인 아름다운 건축’이라는 건축 철학으로 유선형의 기하학적인 건축물을 선보이고 있다. 그동안 인도네시아 바탐의 메디컬시티 프로젝트를 비롯해 미국 중국 일본 두바이 등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국내에서는 인천 강화 유니아일랜드 골프&스파, 강원도 고성 누벨아네웰리스리조트 등을 건축했다.
국내외 굵직한 프로젝트 외에 이 대표는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하늘소망교회(신락규 담임목사)를 지었다. 하늘소망교회는 맥스그룹의 계열사 대표가 섬기는 교회로 20년 동안 건물 없이 사역하고 있다는 소식에 건축허가부터 설계, 디자인까지 모두 맡아 진행했다. 이 대표는 “교인들이 십시일반 알뜰하게 모은 헌금으로 지어진 교회라 보람 있고, 길 가던 사람도 교회 사진을 찍는다는 소식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국내외에서 창조적인 건물을 짓는 일에 활발히 활동하고 훗날 장애인 가족 및 소외계층이 편하게 방문할 수 있는 고급 리조트를 짓고 싶다”는 비전을 밝혔다.
박성희 객원기자 jong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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