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청년층 불만 의식했나…"고난 잘 견뎌야"
中 당국, 청년층 불만 터질까 예의주시
"코로나 학번 안 받아요" 최악의 실업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공산당 청년 간부들을 만나 "중국 젊은이들이 고난을 더욱 잘 견딜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시 주석, "엄정한 당의 요구에 반드시 순응해야"
27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중국 공산주의청년단(공천당) 신임 지도부와의 자리에서 "당을 중심으로 청년들을 결집해 더 강한 나라를 건설해야 한다"라고 했다.
시 주석은 "최근 5년간 공청단과 청년들은 첨단산업 개발, 빈곤퇴치, 코로나 팬데믹 등 주요 사업에서 활발히 활동해왔다"며 "중국 청년들의 용기와 헌신을 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공청단이 청년들의 정치적 리더십을 강화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며 "청년들이 고난을 잘 견디면서 당과 국가의 사업에 뛰어들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중국 청년들이 과학기술 혁명, 농촌 재생, 국가수호의 최전선에 설 수 있도록 공청단이 이끌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 "엄정한 당의 요구에 반드시 순응해야 한다"라고도 덧붙였다.
공청단은 14~28세 학생과 청년들이 가입하는 중국 공산당 내 청년 조직이다. 상하이방·태자당과 더불어 중국 공산당 내 3대 파벌로 꼽힌다. 공청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구성원 수는 7358만 3000명이었다.
"코로나 학번은 좀"…'제로 코로나'·'제로 직장'에 '사망 졸업사진' 번져
시 주석이 이날 청년들을 향해 고난을 견뎌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은 청년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는 상황을 의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의 5월 청년실업률은 20.8%로 역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청년 실업의 이유 중 하나로 적지 않은 기업들이 '코로나 학번'은 배제하는 움직임이 지적됐다.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상하이에 본사를 둔 외국계 기업 채용 담당자의 말을 인용하여 "이들(코로나 학번 졸업자들)은 원격으로만 배웠기 때문에 사교활동이 적고, 타인과 대면해 팀워크와 사회성을 기를 기회가 적었다"며 "상당수 고용주는 다음 졸업생을 기다리겠다고 말하는 것으로 안다"라고 전했다.
이에 최근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대학 졸업생들이 졸업 가운을 입은 채 얼굴을 땅에 늘어뜨리고, 계단 난간 등에서 시체처럼 매달린 '사망 졸업 사진'을 공유하고 있다.
이 사진 아래에는 "'죽는시늉'을 한 졸업생들은 재학 내내 '제로 코로나'에 시달리다가, '제로 직장'의 현실을 마주한 이들"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중국이 지난 3년여간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실시해 기업에서는 채용을 대폭 줄여왔다. 이러한 상황에 올여름 사상 최대인 1158만명이 대학생이 취업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100만명의 '하이구이'(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청년)도 취업 경쟁에 합류한다. 여기에 그간 코로나로 취업시장에 진출하지 못한 취업 준비생들까지 포함하면 취업 문턱은 더욱 높아진다.
중국 대학 졸업생들이 '제로 직장'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귀농·입대·좌판' 장려했지만 '역부족'…중국 당국 청년 불만 예의주시해
이러한 상황에 중국 당국 역시 청년 일자리 찾기에 머리를 싸매고 있다.
시 주석은 '대학생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청년들에게 농촌으로 내려갈 것을 독려한 바 있다.
또 중국 인민해방군은 신규 대졸자와 고교생의 채용을 예년보다 10% 늘릴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했고, 중국 지방정부는 앞서 코로나19 팬데믹과 도시 미관 저해 등을 이유로 전면 금지했던 노점상 규제를 완화하며 '좌판 경제'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청년들의 불만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중국 정부는 청년들의 불만이 터지지 않을까 예의주시하고 있다.
27일 대만 중앙통신사는 "'권력에 맞서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는 내용의 대학 졸업 축사가 인터넷에서 확산하자 중국 당국이 이를 모두 차단했다"라고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중국농업대학 인문발전학원 예징중 원장이 지난 23일 졸업식에서 "권력의 지배력은 사람을 경직시키고 무감각하게 만들 수 있다"면서 "중국 젊은 청년들은 권력의 포위에 맞서 진실을 찾기 위한 용기를 잃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축사를 했다.
이 축사 내용 가운데 중국공산당이나 정부를 직접 비판하는 내용은 없지만, 젊은 층의 불만이 누적되고 있는 만큼 그들을 자극할 것을 걱정한 선제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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