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째 인천 남동구 상가 주차장 막은 차량…"차 뺄게요" 하더니 그대로

40대 남성 차주, 28일 오전 경찰 연락받고 차량 이동 및 출석 의사 밝혀
이날 오후 5시 30분까지 차량 이동하지 않은 상황
경찰 "오전에 통화했지만 상황 변하지 않아…차 빼는지 확인하고 조사 일정 조율할 것"
차주 추정 네티즌,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 올려…"권한 없는 건물 관리단이 관리비 납부 요구"

27일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상가 건물의 지하주차장 입구를 빈 차량이 6일째 막고 있다. 조사 결과 차량 운전자는 이 건물 상가 임차인인 40대 남성 A씨인 것으로 파악됐다.ⓒ연합뉴스

상가 건물 주차장의 출입구를 차량으로 막고 일주일째 나타나지 않던 차주가 "차량을 빼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28일 오후 5시 30분까지는 차량을 그대로 둔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일반교통방해와 업무방해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 A씨는 이날 오전쯤 경찰의 연락을 받고 "주차장 출입구에서 차량을 빼겠다"는 뜻을 밝혔다.

A씨는 경찰의 출석 통보에도 계속 연락을 받지 않다가 차량을 방치한 지 일주일째인 이날 연락이 닿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그는 가족들로부터 "경찰이 집에 다녀갔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도 이날 오전까지 경찰에 출석하지 않았다.

A씨는 조만간 주차장을 막은 차량을 빼고 경찰의 출석 요구에도 응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날 오후 5시 30분 현재까지는 차량을 그대로 둔 상태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오전에 통화가 연결돼 차를 빼고 조사도 받겠다고 했지만 상황은 변화한 게 없다"며 "차를 빼는지 다시 확인한 뒤, 조사 일정도 조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A씨는 지난 22일 오전 8시 30분쯤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한 상가건물 주차장 진출입로에 자신의 '트랙스' 차량을 주차한 채 종적을 감췄다. A씨가 차량을 주차한 곳은 도로교통법상 도로가 아닌 상가 건물 내부여서 경찰이나 관할 구청이 임의로 차량을 견인할 수 없었다.

경찰은 해당 상가에 입주한 한 상인으로부터 신고를 받고 차주를 추적했다. A씨는 이 상가 건물 5층에 입주한 임차인이며 건물관리단이 최근 주차장 차단기를 설치하고 주차요금을 징수하는 것에 불만을 갖고 이러한 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커지자 경찰은 주차 6일째인 이달 27일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검찰은 경찰의 체포 및 압수수색 영장 신청을 반려했다. 체포영장 신청 시점이 이른 데다, 혐의 입증을 위해 차량을 압수 조치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이다.

한편 A씨로 추정되는 네티즌은 전날 온라인 커뮤니티에 '주차장 막은 사건 실제 내막을 알리고자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권한이 없는 건물 관리단이 임차인들에게 관리비 납부를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네티즌은 "지금 관리인단이라고 나타난 사람은 5∼6년간 건물을 관리한 적도 없고 임차인들은 관리인단이 있다는 사실도 몰랐다"며 "갑자기 나타나 장기 연체라며 관리비를 납부하라고 하는데 가게 한 곳당 5년으로 따지면 월 최소 50만원씩 3000만원"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관리인단이라는 사람은 예전에 6∼8층을 소유했으나 지금은 신탁회사로 넘어가 건물 지분이 없다"며 "경고문을 받은 사람들이 실제 건물 대부분을 사용 중인 구분소유주와 세입자들"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글에 함께 올린 경고문에는 건물 관리단이 '관리비 장기 체납자들로 인해 건물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미납 임차인들이 입주한 3∼5층 승강기 운행을 중지한다'고 통보한 내용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