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잃은 두 엄마의 포옹 "우리 함께가요" [이태원참사_기록]
[조혜지, 이희훈 기자]
▲ 28일 오전 국회 앞 이태원참사 단식 농성장에서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촉구 집중 공동행동의 날 행진을 마친 세월호 유가족 순범엄마 최지영씨가 9일째 단식 농성 중인 고 박가영씨 어머니 최선미씨와 함께 대화하고 있다. |
ⓒ 이희훈 |
▲ 28일 오전 국회 앞 이태원참사 단식 농성장에서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촉구 집중 공동행동의 날 행진을 마친 세월호 유가족 순범엄마 최지영씨가 9일째 단식 농성 중인 고 박가영씨 어머니 최선미씨와 함께 손을 잡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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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랗게 머리를 물들인 엄마가 보라색 옷을 입은 엄마의 등을 가만히 끌어안았다. 4.16 세월호 희생자 단원고 권순범군의 어머니 최지영씨와 10.29이태원참사 희생자인 고 박가영씨(21)의 어머니 최선미씨. 지영씨가 걸친 노란색 조끼 위에는 "부모이기에 포기할 수 없습니다"가, 선미씨의 보라색 반소매 티셔츠 위에는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하라"라고 쓰여있었다.
"예전 생각하면서 왔지요. 세월호 생각하며 오는데, 눈물이 나고... 그래도 엄마니까. 그 생각하면서 왔어. 엄마니까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우리는 포기하지 않으니까."
▲ 28일 오전 국회 앞 이태원참사 단식 농성장에서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촉구 집중 공동행동의 날 행진을 마친 세월호 유가족 순범엄마 최지영씨가 9일째 단식 농성 중인 고 박가영씨 어머니 최선미씨와 함께 대화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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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씨의 이 말에 선미씨가 "너무 고생하셨다"며 감사를 전했고 이어 지영씨가 "우리 함께 가요"라고 받았다.
사회적 참사로 자식을 잃은 두 엄마는 대화를 나누는 동안 손을 마주잡았다. 응원을 나누며 때로는 웃다가, 고마운 마음을 나눌 땐 함께 울었다. 선미씨는 지영씨와 포옹하며 눈을 지그시 감았다. 28일로 단식 9일째를 맞은 선미씨. 함께 단식 농성을 시작한 고 이주영씨의 아버지 이정민씨도 인사를 나눴다.
▲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해 28일 오전 서울시청 앞 이태원참사 희생자 분향소에서 희생자 유가족,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의원들과 세월호 유가족들이 함께 국회 앞 농성장을 향해 집중 공동행동의 날 행진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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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해 28일 오전 서울시청 앞 이태원참사 희생자 분향소에서 희생자 유가족,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의원들과 세월호 유가족들이 함께 국회 앞 농성장을 향해 집중 공동행동의 날 행진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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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해 28일 오전 서울시청 앞 이태원참사 희생자 분향소에서 희생자 유가족,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의원들과 세월호 유가족들이 함께 국회 앞 농성장을 향해 집중 공동행동의 날 행진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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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함께'를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참사를 먼저 겪은 동병상련의 세월호 유가족으로, 끝까지 함께하겠다"면서 "세월호 참사와 10.29 참사, 이 억울한 참사들을 모독하려는 저 무리들보다 질기게 조금 더 버텨서 이겨내고 끝까지 함께 가자"고 말했다.
▲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해 28일 오전 서울시청 앞 이태원참사 희생자 분향소에서 희생자 유가족,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의원들과 세월호 유가족들이 함께 국회 앞 농성장을 향해 집중 공동행동의 날 행진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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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월호 유가족은 자신들이 수년 전에 국회에 특별법 제정을 호소했던 것과 같은 그 상황을 이태원 가족들이 똑같이 겪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우리가 했던 것을 또 하게 만드는 사람들은 국회에 앉아 있을 자격도 없는 사람들"이라고 잘라말했다.
그는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이) 지치지 말았으면 한다. 우리도 지쳐 쓰러진 부모들도 많다. 정부와 싸우는 게 정말 힘들다. 끝까지 우리 아이들의 억울함을 풀기 위한 투쟁을 끝까지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리고 말했다.
"나도 내가 피해자가 될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어요. 누구나 될 수 있는 자리가 '피해자의 위치'같아요. 내 가족이 소중하다면, 이런 아픔에 함께 공감하고 행동을 같이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거리에선 시민들의 응원도 이어졌다. 충정로 시내에선 택시 정류장에 선 시민들이 "파이팅!" "힘내세요!" 등을 외쳤다. 한 시민은 이들을 보며 눈물을 닦아냈다. 마포대교 위를 지나던 한 중년 남성은 자전거를 잠시 멈추고 "더운 날 고생 하신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이태원 희생자 고 송채림씨의 아버지 송진영씨는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나서서 이 특별법을 통과시켜 달라. 이 법이 통과된다고 해도 우리 아이들은 돌아오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이 법은 미래에 또 다시 이태원 참사와 세월호 참사같은 일이 발생지 않도록 하는 법이다. 국민 생명과 안전을 위한 법에 여야가 있을 수 없고, 정치 유불리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종기 운영위원장도 "특별법을 통과시켜 우리가 바라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 다시는 참사가 반복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그래야 억울하게 희생된 분들을 온전히 추모할 수 있다"고 짚었다.
▲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해 28일 오전 서울시청 앞 이태원참사 희생자 분향소에서 희생자 유가족,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의원들과 세월호 유가족들이 함께 국회 앞 농성장을 향해 집중 공동행동의 날 행진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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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해 28일 오전 서울시청 앞 이태원참사 희생자 분향소에서 희생자 유가족,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의원들과 세월호 유가족들이 함께 국회 앞 농성장을 향해 집중 공동행동의 날 행진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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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해 28일 오전 서울시청 앞 이태원참사 희생자 분향소에서 희생자 유가족,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의원들과 세월호 유가족들이 함께 국회 앞 농성장을 향해 집중 공동행동의 날 행진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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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들의 목소리는 국민의힘을 향해 있었다. 이날 행진에는 박홍근 원내대표 등 20여 명의 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정의당 이은주 원내수석대표, 장혜영 의원, 진보당 강성희 의원 등 야4당 의원들이 다수 참여했다. 민주당 내 이태원참사대책본부장이기도 한 남인순 의원은 "민주당은 이 법이 본회의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되도록 의원총회에서 결의했다"면서 "국민의힘은 이 법에 대해 전혀 서명도 하지 않고, 유가족조차 만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이 법안이 행안위에서 제대로 논의되려면 패스트트랙을 지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해 28일 오전 서울시청 앞 이태원참사 희생자 분향소에서 희생자 유가족,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의원들과 세월호 유가족들이 함께 국회 앞 농성장을 향해 집중 공동행동의 날 행진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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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해 28일 오전 서울시청 앞 이태원참사 희생자 분향소에서 희생자 유가족,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의원들과 세월호 유가족들이 함께 국회 앞 농성장을 향해 집중 공동행동의 날 행진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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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해 28일 오전 서울시청 앞 이태원참사 희생자 분향소에서 희생자 유가족,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의원들과 세월호 유가족들이 함께 국회 앞 농성장을 향해 집중 공동행동의 날 행진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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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오전 국회 앞 이태원참사 특별법 제정 촉구 단식 농성장에서 9일째 단식농성 중인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 직무대행 이정민씨와 김종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이 리본을 교환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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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해 28일 국회 앞 농성장 에서 9일째 단식하고 있는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 직무대행 이정민씨와 고 박가영씨 어머니 최선미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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