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ASML "미·중 반도체 공급망 분리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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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연합(EU), 중국이 반도체 공급망 자립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인 ASML 경영진이 "반도체 공급망 분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미국이 중국의 위험을 제거하는 '디리스킹(위험 완화)' 전략을 추구하더라도 반도체 공급망 중심에 선 한국, 대만, 일본 등 우방국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을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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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연합(EU), 중국이 반도체 공급망 자립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인 ASML 경영진이 "반도체 공급망 분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28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크리스토프 푸케 ASML EUV 수석부사장은 최근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디커플링(탈동조화) 움직임에 대해 "우리는 디커플링이 가능하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 디커플링은 극도로 어렵고 비용이 굉장히 많이 드는 일이 될 것으로 믿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반도체에서 성공하는 유일한 방법은 협력이라는 사실을 사람들이 깨닫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독자적으로 모든 것을 다하겠다는 생각은 아마도 매우 어려운 아이디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이 과열되고 EU, 일본 등 주요국이 앞다퉈 보조금을 쏟아부으며 자국 내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나왔다. 반도체 공급망에선 디커플링이 아닌 협력이 훨씬 더 효과적이란 점을 강조한 것이다.
ASML은 세계 최대 노광장비 업체로 반도체 미세 공정에 필수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한다. 푸케 부사장은 ASML의 성공은 노광장비 기술을 보유한 독일 자이스, 미국 사이머와 같은 기업과 오랜 기간 협력하고 반도체 업체인 대만 TSMC, 미 인텔의 지원을 받은 결과라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최고의 공급업체를 이용하는 것을 선호한다"며 "이게 훨씬 더 효과적이고 우리를 더 빨리 움직일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선 미국을 중심으로 디커플링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지원법(CSA)을 통해 자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에 막대한 보조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저지하기 위해 ASML 첨단 장비의 대중 수출을 통제하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중국 내 반도체 생산 능력도 제한하려 나선 상황이다. 다음 달 초에는 인공지능(AI) 개발용 반도체를 중국에 수출하는 경우 미국 정부의 사전 허가를 받도록 하는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일각에선 미국이 중국의 위험을 제거하는 '디리스킹(위험 완화)' 전략을 추구하더라도 반도체 공급망 중심에 선 한국, 대만, 일본 등 우방국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을 제기한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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