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모여라…강남 애플스토어 맞은편 ‘삼성 강남’ 가보니
삼성전자가 서울 강남 한복판에 2000㎡(600평) 규모의 체험형 플래그십 매장인 ‘삼성 강남’을 29일 오픈한다. 올해 3월 문 연 애플 강남과 불과 600m 남짓 떨어진 곳에서다. 삼성전자는 이곳을 MZ세대(1980~2000년대생)들의 ‘놀스팟’(체험형 놀이공간)으로 만들어 애플에 맞서 젊은 세대들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정호진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 부사장은 28일 ‘삼성 강남’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강남은 젊은이들로 북적되는 곳”이라며 “이 공간에서 여러 가지 체험과 교육을 받고, 만남의 장소로도 활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 강남은 MZ세대를 겨냥한 플레이그라운드(놀이터)지만, 누가 와도 화장실을 자유롭게 쓸 수 있을 정도로 편안한 만남형 공간으로 자리잡고 싶다”라고 했다.
층마다 다양한 컨셉으로 공간 꾸며
‘삼성 강남’은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 총 6개층으로 이뤄졌다. 입구에 들어서면 재생 플라스틱 소재를 활용해 제작한 조형물 ‘허그 베어’가 손님을 맞는다. 스테인드글라스로 이뤄진 포토존에는 갤럭시 스마트폰의 ‘나이토그래피’ 기능을 통해 어두운 환경에서도 선명한 인증샷을 찍을 수 있게 했다. 2층에는 갤럭시S23 울트라를 비롯해 스마트폰, 태블릿, 웨어러블 등 주요 모바일 기기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헤리지티존에는 애니콜을 비롯해 삼성 휴대폰의 과거 역사부터 현재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 공간이 있다.
3층에는 서울 성수동의 유명 커피 전문점 ‘센터커피’가 입점해 있다. 대표 메뉴는 ‘갤럭시 아인슈페터’로 갤럭시폰으로 사진을 찍어 우유 거품 위에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삼성닷컴에서 주문한 상품을 오프라인에서 직접 받을 수 있는 픽업 공간도 있으며, 갤럭시 스마트폰 및 버즈 케이스를 친환경 소재를 이용해 제작한 ‘삼성 에코 프렌즈’ 제품도 만나볼 수 있다.
4층에는 오디토리움이 있다. 이곳에는 삼성전자 임직원이 직접 들려주는 사내 스토리 ‘사내(社內)진미’,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월드 콘텐트를 활용한 ‘픽셀 아트 크리에이터’ 등 다양한 클래스가 진행될 예정이다. 600인치 8K 고화질 사이니지 ‘더 월’ 강남대로의 마천루를 한눈에 내려다보는 미디어 아트를 선보이며 게임존 공간에서는 넥슨이나 호요 버스 등 게임 브랜드와 협업도 예정 중이다. 지하 1층에는 서비스 센터가 자리해 있다.
‘아재폰’ 이미지 벗고 젊은 층과 소통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체험형 스토어인 삼성 강남 직원의 평균 나이는 29.8세로 다른 매장보다 평균 10살 이상 젊다. 젊은 고객을 겨냥해 직원 연령대를 대폭 낮춘 것이다. 일본과 중국, 영국, 미국에서 파견된 현지 직원들로 4개 국어 서비스도 가능하다. 이현정 리테일 그룹장 상무는 “판매 능력보다도 얼마나 사람들과 즐겁게 소통하고 친근하게 대할 수 있는지를 보고 선발했다”며 “젊고 밝은 에너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이 이 같은 체험형 공간을 선보이는 것은 애플에 비해 ‘올드하다’는 갤럭시 폰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최근 아이폰은 국내 시장에서 MZ세대를 중심으로 점유율이 높이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2020년 17.9%에서 지난해 25.9%로 늘었다. 애플은 서울 신논현역 5번 출구에 다섯 번째 애플스토어를 열며 오프라인 매장도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는데 맞은 편에 플래그십 공간을 열어 정면승부를 하겠다는 것이다.
정 부사장은 “특정 스토어나 사업체를 비교해 경쟁 상대라고 말씀드리긴 어려울 거 같지만, 처음으로 한국에 이런 콘셉트의 공간을 오픈하는 만큼 조금씩 성장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경쟁사가 최근 젊은 세대들의 인정을 받는 것에 신경을 안 쓰는 것은 아니지만, 갤럭시S 시리즈와 폴더블폰, 태블릿PC 등 대한민국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여러 혜택이 있고, 삼성 만의 노하우가 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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