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13개월 만에 ‘낙관적’ 전환...‘U자형 경제 회복’ 가능할까
하반기 경제가 상반기보다는 나아질 거라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소비 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거리두기 종료로 대면 활동이 늘고, 물가와 금리 상승세가 다소 꺾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소비는 수출과 함께 경제 성장률(GDP)을 끌어올릴 수 있는 핵심 동력이라는 점에서 ‘U자형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1년1개월만에 낙관적으로 돌아섰다. 6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0.7로 5월(98.0)보다 2.7포인트 상승했다. 4개월 연속 오름세로, 이 지수가 100을 넘은 건 지난해 5월(102.9) 이후 13개월 만이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2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소비자심리지수는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 생활형편, 6개월 후 소비지출 전망, 향후 경기 전망 등 6개 지수를 합성한 것으로, 경제 전반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나타낸다. 특히 6월 소비자심리지수가 전월 대비 2.7포인트 상승했는데 6개 지수 중 소비지출전망(0.7포인트)의 기여도가 가장 높았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소비심리와 실제 소비는 큰 흐름에서 대체로 비슷한 움직임을 나타내왔다. 한은이 1996년 2분기~2018년 4분기 자료를 토대로 소비자심리지수와 민간소비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의 상관관계를 추정한 결과 0.75로 동행성이 뚜렷했다. 다만 실제 소비는 소비심리 외에도 가계소득, 고용상황 등 경제 변수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중요한 건 하반기 세수 감소 등으로 정부의 재정 지출 여력이 줄어드는 만큼 민간 소비의 중요성이 더 크다는 점이다. 지난해 4분기는 고물가ㆍ고금리 충격에 수출은 물론 민간 소비까지 얼어붙으면서 -0.4% 역성장했다. 올해 1분기엔 최악의 무역적자에도 ‘보복 소비’에 힘입어 가까스로 플러스 성장(+0.3%)했다. 한은은 하반기 0%대를 벗어나 1.4%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하반기 한국경제는 서서히 회복하는 ‘U자형’이냐, 장기 침체에 빠지는 ‘L자형’이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정부 재정으로 성장을 견인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하반기 내수시장 회복력은 민간 소비에 달려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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