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승찬 "천공 언급한 괘씸죄"…軍 "정치적 언행"(종합)

부승찬 前 대변인, 28일 피의자 신분 소환
"기밀유출 없다…軍, 권력의 개 되지 말라"
군 검찰단, 유감 표명…"매우 부적절 언행"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군사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국방부 검찰단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면서 "천공 언급에 대한 보복이자 괘씸죄"라고 주장한 데 대해 군 당국이 '부적절한 정치적 언행'이라고 반박했다.

국방부 검찰단은 28일 출입기자단에 밝힌 '입장'을 통해 "부승찬 전 대변인이 오늘 국방부 검찰단 출석 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원색적인 표현을 사용한 것은 수사의 공정성과 군사법체계의 독립성을 폄훼하고 수사의 본질을 흐리는 매우 부적절한 정치적 언행"이라고 밝혔다.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28일 오전 국방부 검찰단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어 "사건과 전혀 관련 없는 정치적 발언으로 국군장병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군사법의 공정성을 침해한 것에 대해 매우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검찰단은 지난 4월 방첩사령부로부터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에 대한 사건을 송치받아 적법한 수사를 진행해 왔고, 특히 '천공'과 관련된 내용은 수사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부 전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검찰단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저서에) 실질적으로 군사기밀은 하나도 없다"며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와 관련해선 당시 언론 기사보다 미미한 수준이 담겼다"고 주장했다. 또 군 당국을 향해 "국방부가 정치권력 이익을 위한 수단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며 "우리는 1980년대 군부독재 시절 뼈아픈 경험이 있다. 또다시 권력의 개가 되는 게 아닌지 상당히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이 밖에도 역술인 '천공'이 대통령 관저 결정에 개입했다는 주장으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한 것과 관련해선 "(대통령실이) 명확히 조사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의혹만 키우고 있다"고 반박했다. 내년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고민하고 있다"며 "이번 정권에 맞서겠다. 너무 비상식적"이라고 밝혔다.

한편, 부 전 대변인은 올해 2월 재직 시절 일기내용 등이 담긴 저서 '권력과 안보'를 발간했다. 군 당국은 이 책에 담긴 내용 가운데 한미 고위 당국자 간 회담 내용이 군사기밀에 해당한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해 왔다. 국군방첩사령부는 지난 2월 부 전 대변인의 자택과 국방부 재직 당시 사용한 대변인실 PC 등을 압수수색 했으며, 군 검찰은 지난달 그의 자서전을 펴낸 A 출판사를 상대로 강제수사를 실시한 바 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