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T 일감 의혹, 비자금 사건 비화…"정치권 로비" 주장도
KT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외주업체를 통한 비자금 사건으로 비화하고 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이정섭)는 이 부장검사를 제외한 검사 8명 가운데 4명을 KT그룹 사건에 투입 중이다. 한 법조인은 “사건이 한두 가지가 아닐텐데 소속검사의 반을 투입한다는 건 그만큼 KT그룹 사건에 무게를 둔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검찰은 지난주까지 압수수색과 기초 조사를 끝냈고, 이번 주부터 매일 사건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하고 있다. 28일엔 신현옥 KT 부사장(경영관리부문장)을 불렀고, 조만간 구현모 전 KT 대표도 소환할 전망이다. 구 전 대표는 수사 도중인 올해 3월 28일 임기를 사흘 앞두고 사임했다.
검찰, 'KT 비자금' 정치권 유입 여부 수사
당초 KT그룹 사건은 사옥관리 하청업체 KDFS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내용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12월 현장조사 하며 의혹이 불거졌다. 그러나 고발장을 받은 검찰이 올해 3월 수사에 착수하면서 사건이 확대됐다.
검찰은 KDFS가 회삿돈을 빼돌려 KT그룹 고위 관계자들과 나눠가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KDFS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횡령이 이뤄졌고, 이 가운데 일부인 10억원 이상이 비자금으로 활용됐다고 의심한다. 이에 따라 비자금이 누구에게 흘러갔는지에 수사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검찰은 KT그룹 내 ‘윗선’으로 구 전 대표와 신 부사장을 지목하고 있다. 그 배후에 남중수 전 KT 대표가 있는지도 규명 대상이다. 검찰은 KT 전·현직 임원뿐 아니라 부장급 직원들도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KT새노조는 이날 논평을 내고 “그간 묵인되고 만연한 KT 내부 이권 카르텔을 발본색원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검찰은 앞으로 비자금이 정치권으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망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시민단체 ‘정의로운 사람들’이 검찰에 낸 고발장을 보면 “구 전 대표 등이 이사회 장악을 위해 친노 인사인 이강철 전 KT 사외이사에게 로비했다”는 주장이 담겨 있다.
구 전 대표는 2016년 9월 KT 부사장(경영지원총괄) 시절 회삿돈 1400만원을 빼돌려 국회의원 13명의 후원회에 불법 기부한 혐의로 2021년 11월 약식기소됐다가 불복해 재판을 받아왔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연임 의사를 나타냈고, KT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과 참여연대 등이 반발해 결국 무산됐다. 올해 3월엔 구 전 대표의 측근인 윤경림 KT 사장이 새 대표로 내정됐다가 여권의 반대로 없던 일이 됐다.
‘KT 사장 찍어내기’라는 주장에 대해 검찰은 “수사는 KT의 새 대표 선출 문제 등과 무관하게 증거와 법리가 가리키는 방향으로만 진행되고 있다”고 일축했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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