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NL 전패 위기...유일한 위안은 새 주전 세터 확보

안희수 2023. 6. 28.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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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새 야전 사령관으로 자리매김한 김다인. 사진=VNL 홈페이지 

치욕의 레이스에서도 위안은 있었다.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이 주전 세터를 찾았다. 

한국은 지난 27일 경기도 수원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2023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불가리아와의 3주 차 1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1-3으로 패했다. 1·2주 차 8전 전패에 더해 9연패를 당했다. 1승은커녕 승점 1점도 따지 못했다. 2021년부터 이 대회 24연패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감독이 부임한 뒤 25패(1승) 째를 기록했다. 

유일한 위안은 선발 세터로 나선 김다인의 활약이다. 복근 부상으로 2주 차 엔트리에서 빠졌던 그는 안방에서 열리는 3주 차 시리즈에 맞춰 복귀했고, 기존 주전 세터 염혜선을 대신해 먼저 코트에 섰다. 

1세트 한국은 중앙 속공이 돋보였다. 김다인은 11-10, 13-13에서 미들 블로커(센터) 이주아와 완벽한 호흡을 보여주며 각각 속공과 이동 공격 득점을 합작했다. 

공 배급도 인상적이었다. 이날 선발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로 나선 김다은의 컨디션이 좋자,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며 고전하던 정지윤·강소휘보다 더 자주 활용했다. 김다은은 불가리아전에서 한국 최다인 19점을 기록했다. 측면 공격만 고집하지 않고, 백어택 토스로 상대 블로커의 틈을 노리는 공격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한국이 세트를 따낸 3세트는 김다인의 서브 순번에서 6연속 득점을 해냈다. 9-10에서 동점을 만드는 에이스, 정지윤을 활용한 파이프(백어택) 토스로 역전, 이어 나선 서브에서도 에이스를 해냈다. 이어진 수비에서도 불안한 서브 리시브가 나왔을 때 쏜살같이 네트 앞으로 달려가 좁은 공간에서 각도를 만들어 네트 위에 공을 올리는 투지를 보여줬다. 강소휘의 오픈 공격 득점을 이어졌다. 김다인은 이어진 상황에서 서브 득점 1개를 추가했다. 

김다인은 20점 대 진입을 앞둔 박빙 승부에서도 이주아의 속공 득점을 이끌어내며 다양한 공격 루트를 만들어냈다. 호흡이 잘 맞지 않았던 다른 센터 정호영에게도 몇 차례 속공 토스를 실현했다. 자신의 토스가 부정확했을 때는 공격수를 향해 ‘내 실수다’라는 제스처를 보이기도 했다. 

김다인은 2022~23시즌 V리그 여자부에서 현대건설의 야전 사령관으로 정규리그 2위를 이끌었다. 세트 부문 1위(세트당 11.021개)에 올랐고, 서브도 리그 10위(세트당 0.156개) 기록을 남겼다. 리빙 레전드 센터 양효진, 베테랑 황민경 등 경험이 많은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며 꾸준히 성장했다. 

한국 여자 배구는 이효희가 은퇴한 뒤 확실한 주전 세터를 찾지 못했다. 도쿄 올림픽에선 염혜선이 잘 해줬지만, 경기력 기복이 있었다. 

김다인은 향후 대표팀 주전 세터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자질을 증명했다. 유일하게 부족했던 국제대회 경험도 이번 VNL에서 채우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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