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죽거나 죽이거나 - 나의 세렝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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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는 누보다 한 걸음 더 빨라야 살 수 있다.
누는 사자보다 한 걸음이 더 빨라야 목숨을 부지한다.
'죽거나 죽이거나'는 세렝게티의 대표적 포식자인 육식동물 사자와 대표적 먹이동물인 초식동물 누에 관한 얘기다.
천적 관계인 사자와 누를 의인화해 그들에게 닥친 운명과 그 운명을 받아들이는 다양한 존재 방식을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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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원의 법칙은 간단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매 순간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는 것. 살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이 역설이야말로 이 평원의 모든 존재가 감내해야 하는 숙명이었다. 그렇지 않고서는 남들이 먹다 버린 뼛조각 하나도 챙길 수 없었다.” (P. 31)
사자는 누보다 한 걸음 더 빨라야 살 수 있다. 누는 사자보다 한 걸음이 더 빨라야 목숨을 부지한다. 아름답게만 보이는 자연엔 가혹하게 생명을 묶은 운명의 끈이 존재한다.
‘죽거나 죽이거나’는 세렝게티의 대표적 포식자인 육식동물 사자와 대표적 먹이동물인 초식동물 누에 관한 얘기다. 조금 더 들여다보면 포식자의 세계 안에 또 다른 먹이사슬과 비극이 있다. 초식동물 세계에도 위계가 작동한다. 서로 연대하고 돕는 게 아니라, 죽거나 죽여야 지탱하는 세계다. 약육강식의 세렝게티와 다르지 않은 인간의 삶이 떠오른다.
아프리카의 세렝게티, 마사이마라 평원, 마라강, 킬리만자로 등을 배경으로 천적 관계인 사자(육식동물)와 누(초식동물)의 ‘본능과 생존, 삶과 죽음, 권력과 정치, 우정과 갈등, 애정과 이별’을 그려낸 소설이다. 천적 관계인 사자와 누를 의인화해 그들에게 닥친 운명과 그 운명을 받아들이는 다양한 존재 방식을 다뤘다. 이국적인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독자의 상상력이 최대한 확장되도록 구성했다.
천적 관계에 속한 각 주인공의 영웅 서사가 큰 뼈대다. 여기에 자연과 운명, 삶과 죽음, 존재의 문제 등 무거운 주제가 세렝게티의 장대한 풍광 묘사와 어우러졌다. 각 장마다 사자와 누의 서사가 교차하고, 두 주인공이 마주치며 극적인 긴장을 유지한다. 생존 투쟁 현장을 치밀하게 묘사한 문장도 눈여겨볼 만하다.
27년 전 신춘문예로 등단한 저자 허철웅은 17대 총선을 시작으로 약육강식의 끝판왕인 여의도에서 30여 차례의 각종 선거 현장을 누볐다. 그에게 여의도는 삶과 죽음, 권력과 정치, 우정과 갈등, 애정과 이별 등이 펼쳐지는 현실 세렝게티였다. 서로를 죽거나 죽여야만 생존할지라도 저자는 ‘생명 하나하나의 소중함을 서로 존중하는 세상이 되면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잡아먹는 자의 감사와 자비, 먹히는 자의 용서가 만날 수 있는 세상을 그리고 싶었다. 그 이야기를 녹여낸 소설이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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