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셴코 "핵 사용 절차 개발 지시, 프리고진이 핵 보호 안해"
벨라루스가 러시아로부터 받은 전술핵무기 사용 절차를 마련하고 있는 가운데,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자국이 필요할 때 핵무기를 바로 사용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자국에 있는 핵무기는 러시아에서 무장 반란을 일으킨 후 망명한 러시아 민간군사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보호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27일(현지시간) 벨라루스 국영 벨타통신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 수도 민스크에서 열린 승진 군 장성들에 대한 견장 수여식에서 "총참모장, 국방부 장관, 국가보안위원회(KGB) 의장 등에게 자국에 배치된 핵무기를 사용하는 절차를 개발하라고 지시했다"면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공격을 받거나 필요할 때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했다.
서방에선 러시아가 핵무기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고, 오직 러시아만이 핵무기 사용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선 "러시아의 허가를 받아야 사용할 수 있다는 건 단순히 가정일 뿐으로, 쓸데없는 추측"이라면서 "(핵무기는) 우리의 무기이며 우리가 필요할 때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3일 러시아 국영 TV 채널 '로시야-1' 인터뷰에서도 루카셴코 대통령은 "러시아 승인 없이는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전쟁이 시작되면 아무 때라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할 것이고, 타격을 조율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또 이미 러시아 핵무기 상당수가 벨라루스에 배치됐다면서 핵무기를 러시아·벨라루스 군인이 잘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전달받은 핵무기 규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벨라루스와 인접한 폴란드 등 서방 일각에선 이날 벨라루스에 도착한 프리고진과 바그너그룹 용병들이 핵무기를 지킬 수 있다고 제기한 우려에 대해선 "어떤 바그너 관계자도 핵무기를 지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3~24일 프리고진이 일으킨 무장 반란 과정에서 바그너 용병이 러시아 남중부 보로네시의 핵무기 기지를 일시 점령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러시아가 보유한 핵무기 보안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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