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바이드노믹스’로 재선가도 시동…여론조사선 트럼프에 뒤져

김형구 2023. 6. 28.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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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 구축 관련 연설에서 자신의 경제 정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AP=연합뉴스

“저는 제 경력 전체를 통틀어 어느 때보다 오늘 미국에 대해 낙관적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7일 저녁(현지시간) 메릴랜드주에서 열린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지금 미국 경제는 강력하다. 경기 침체를 예상하지 않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차기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의 이름을 딴 경제정책 ‘바이드노믹스(Bidenomics)’를 앞세워 재선 캠페인에 본격 시동을 건 모습이다. 그는 이날 모금 행사 연설에서 “취임 이후 미국 경제가 136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했다”며 재임 중 경제 치적을 홍보했다. 이 대목에서 첫 박수가 터져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 대선에 출마한 상황을 이야기하면서 “국가의 영혼을 회복하고 경제를 밑바닥에서부터 중간까지 재건하기 위해 출마했다”고 강조했다. 외교 정책과 관련해선 “우크라이나 지원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해 서방을 하나로 묶기 위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및 유럽연합(EU) 지도자들과 180시간 대화했다”고 말했다. 또 “아시아 안보 문제, 미국ㆍ인도 관계 강화와 관련해 한국 및 일본과 긴밀히 협력해 왔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대표적 업적으로 ‘바이드노믹스’를 부각시키며 재선 캠페인에서 이를 브랜드화하는 데 올인하는 모습이다. 올리비아 돌턴 백악관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바이드노믹스는 백악관에서 오늘의 말, 이번주의 말, 이달의 말, 올해의 말”이라며 “바이드노믹스는 중산층이 성장할 때 경제가 성장한다는 믿음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27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이름을 딴 경제정책 ‘바이드노믹스(Bidenomics)’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월 임명된 레이얼 브레이너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백악관 브리핑에 함께 나와 “바이든 대통령은 최상위층에 감세 혜택을 주면 다른 사람들에게 물이 흘러내려갈 거라는 ‘트리클 다운(trickle downㆍ낙수효과) 이론’을 거부했다. 대통령은 중간에서, 아래에서 위로 경제를 성장시키고 중산층을 성장시키는 데 중점을 두는 다른 접근방식을 도입했다”며 바이드노믹스에 대해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8일 시카고에서 바이드노믹스에 대해 직접 연설하고 민주당 주요 인사들과 회동할 예정이다. 이는 3주 동안 20여개 주를 순회하며 재임 중 경제 치적과 정책 방향을 집중 홍보하는 ‘제2차 인베스트 인 아메리카’ 투어의 일환이다. 이달 말까지 연방 선거관리위원회(FEC)에 보고하게 될 2분기 선거자금 모금 마감을 앞두고 실적 늘리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가도를 다지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지만, 27일 공개된 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가상 양자대결 시 오차범위 밖에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턴트가 지난 23~25일 유권자 5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가상 양자대결 시 트럼프 지지율은 44%를 기록해 바이든(41%)을 오차범위(±1%포인트) 밖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모닝컨설턴트는 지난해 12월부터 공화당 대선후보 관련 여론조사를 한 이후 바이든이 트럼프에 가장 큰 격차로 뒤진 것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의 가상 양자대결에서는 42% 대 40%로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화당 지지자 3650명을 대상으로 벌인 공화당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57%로 여전히 독주 구도인 가운데 디샌티스 주지사(19%),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7%), 기업가 비벡 라마스와미(6%),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3%) 등 순으로 나타났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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