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된 전자담배 가져오자" 교무실 야밤 잠입한 학생들

학교 안에 숨어 있다가 어두워지자 침입
창문 넘는 과정 촬영해 SNS 게재하기도
해당학생들 상대로 정확한 경위 조사 중

울산의 한 중학교 학생 4명이 압수당한 전자담배를 되찾기 위해 문이 잠긴 교무실에 몰래 들어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8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울산 남구에 있는 한 중학교 1∼3학년 학생 4명은 지난 23일 오후 8시경 교무실에 몰래 침입해 교사 책상 서랍을 열고 압수당한 전자담배와 현금 5000원을 훔쳐 달아났다.

수일 전 지도 교사에게 빼앗긴 전자담배를 되찾기 위해 수업이 끝난 뒤 학교 안에 숨어 있다가 어두워지자 교무실 2층 창문을 넘어 교무실 안으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교무실에는 사람이 없었지만, 다른 층에는 퇴근하지 않은 교직원이 있어 학교 보안장치가 가동되기 전이었다. 이런 가운데 이들 중 한 명은 창문을 넘는 과정을 동영상으로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고, 동영상을 본 다른 학생이 학교에 신고하면서 발각됐다.

학교는 26일 이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학생들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학생들이 교무실에 침입했을 때는 기말고사를 10여일 앞둔 시점이었다.

학교 측은 시험지 유출 사실은 없는 것을 확인했지만 시험의 공정성을 위해 교사 동의를 얻어 시험 문제를 다시 내기로 했다. 이에 시 교육청 측은 "이번 일은 일부 학생의 일탈 행위로 시험 문제 유출과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다만 학교 측은 선제 조치로 시험 문제를 다시 내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학생들이 학교에 잠입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0일에는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부모님을 모셔 오라'는 말을 듣고 격분한 학생 A군이 학교에 불을 지르려고 몰래 들어간 사건이 발생했다.

A군은 당시 닫혀 있던 학교 정문을 넘어 내부로 진입한 뒤 1.25L 페트병 1통에 담긴 휘발유를 1층 현관 벽면에 뿌렸다. 다행히 학교에서 당직 근무 중이던 관리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A 군을 현행범으로 체포되면서 화재는 일어나지 않았다.

이보라 기자 leebora11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