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한화에 하주석 얹기, 득일까 독일까
[이준목 기자]
▲ 한화, 1천5일만에 5연승…'부상 투혼' 페냐 7이닝 무사사구 역투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1천5일 만에 5연승 행진을 달렸다. 한화는 2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wiz와 홈 경기에서 4-1로 이겼다. 새 외국인 타자 닉 윌리엄스. (한화 이글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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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최근 엄청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화는 지난 6월 2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경기를 4-1로 승리하며 지난 21일 대전 KIA전 이후 파죽의 5연승을 질주했다.
한화의 5연승은 지난 2020년 9월 20일 광주 KIA전부터 9월 25일 대전 롯데전까지 기록한 뒤 무려 1005일 만이다. 교롭게도 당시 지휘봉을 잡았던 것도 감독대행이었던 최원호 현 감독이었다.
한화는 28승 4무 37패(.431)를 기록하며 꼴찌 삼성 라이온즈(27승 42패, .391)와의 격차를 3게임으로 벌렸다. 최근 3년 연속 3할대 승률로 압도적인 최하위에 그쳤던 한화로서는 모처럼 탈꼴찌에 대한 희망이 높아지고 있다. 더구나 현재 5강권인 5위 두산 베어스(33승 1무 34패, 493)와의 격차가 불과 4게임으로, 이제는 가을야구 경쟁도 충분히 꿈꿀 수 있는 위치에 놓였다.
한화는 올시즌을 앞두고 FA 채은성, 이태양, 오선진을 영입하며 전력보강을 했지만 여전히 초반부터 최하위권에 머물며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지난달에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경질하고, 최원호 감독을 선임했다.
한화는 결국 지난 5월 11일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경질하고 최원호 신임 감독을 선임한 후, 적응기를 거쳐 약 한 달여 만에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그동안 한화의 가장 큰 골칫거리였던 외국인 선수 농사에서 펠릭스 페냐-리카르도 산체스의 원투펀치에 문동주까지 가세하며 어느 팀에게 부럽지 않은 1-3 선발을 구축했다.
페냐(6승 4패, 자책점 3.05)는 5~6월에만 10경기에서 5승1패, 자책점 2.15의 에이스 모드로, 어느덧 시즌 평균 2점대 진입도 눈앞이다. 또한 버치 스미스의 대체선수로 5월부터 합류한 산체스는 8경기에서 4승 무패 자책점 1.48이다. 문동주는 5월에 4경기 자책점 8.22로 부진했지만, 6월에는 5경기에서 2승 1패, 자책점 2.60으로 다시 반등하고 있다.
여기에서 타선도 노시환과 채은성이 꾸준히 중심을 잡아주는 가운데, 공격적인 배팅과 파워가 돋보이는 이진영을 톱타자로 과감하게 기용한 최원호 감독의 선택이 대성공을 거두며 짜임새가 몰라보게 좋아졌다. 여기에 오그레디의 대체선수로 합류한 새 외국인 타자 닉 윌리엄스가 새로운 4번타자로 가세하면서 중심타선의 파괴력을 한층 높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모처럼 최상의 조합을 맞춰나가고 있는 최원호 체제의 한화지만, 한편으로 해결해야 할 또다른 숙제가 다가오고 있다. 바로 '문제아' 하주석의 복귀 시점과 활용법이다.
▲ 음주운전 적발로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한화 하주석 |
ⓒ 한화이글스 |
하주석은 지난해 11월 음주운전을 저지르며 KBO로부터 70경기 출장정지의 징계를 받았다. 한화는 올시즌 현재 69경기를 소화했고, 28일 KT전을 치르면 하주석의 모든 징계기간도 끝난다. 물론 공백기와 경기감각을 감안하면 징계를 마쳤다고 당장 실전에 투입하기는 어렵고, 2군에서 어느 정도 적응 기간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최원호 감독은 징계가 풀리면 하주석을 활용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지만, 정작 여론의 반응은 썩 좋지 않다.
하주석은 한화 팬들에게는 애증의 선수다. 하주석은 2012년 전체 1라운드로 프로에 입단한 이래 통산 86경기 출전에 타율 .266 48홈런 326타점을 기록했다. 오직 한화 한 팀에서만 활약한 원클럽맨이자 프랜차이즈 계보를 이을 선수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한화는 하주석의 성장을 위하여 많은 공을 들였고 부동의 유격수 주전에다가 주장 자리까지 맡겼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하주석은 선수로서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고, 심지어 고참이자 리더로서는 더 최악이었다. 하주석은 이미 음주운전 사건 이전부터 불미스러운 행동으로 자주 구설수에 오르내렸다.
지난해 한화가 제작한 자체 다큐멘터리에서 하주석은 경기 중 삼진을 당하고 들어오자 분을 참지 못하고 덕아웃에서 배트를 부수며 난동을 부리는 장면이 포착됐다. 당시 수베로 감독이 '개인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라'고 주의를 주는 모습을 통하여, 하주석이 이미 이전에도 비슷한 행동으로 여러번 경고를 받았다는 게 드러났다.
또한 지난해 6월에는 헬멧 투척 논란으로 도마에 올랐다. 롯데 자이언츠의 홈경기에서 헛스윙 삼진을 당한 하주석은 심판의 스트라이크존 판정에 불만을 나타내다가 퇴장을 당했고, 덕아웃에 들어오다가 분을 이기지 못하고 헬멧을 벽에 투척했다.
그런데 이 헬멧이 벽을 맞고 튕겨 당시 웨스 클레멘츠 한화 수석 코치의 뒤통수에 맞는 돌발상황이 벌어졌다. 다행히 큰부상은 아니었지만, 정작 하주석은 코치가 쓰러지는 모습을 보고서도 아무 조치도 하지 않고 그대로 라커룸으로 들어가버리며 팬들의 거센 비판을 들어야 했다.
하주석은 결국 다음날 1군에서 제외되며 구단을 통해 "경솔한 행동으로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하다.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성숙한 사람이 되겠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이런 약속이 무색하게도 불과 몇 달 만에 팀의 마무리캠프 참가기간 도중 음주운전을 저지른 사건이 적발되며 팬들을 분노하게 했다. 이는 한화의 올시즌 구상에도 큰 부담을 안겨준 민폐이기도 했다. 그동안 경기장 안팎에서 쌓여온 부정적인 이미지들까지 폭발하며 하주석의 방출 여론까지 높아졌지만, 일단 한화는 이번에도 하주석을 감싸안으며 재기를 기약했다.
한화가 하주석의 복귀로 팀전력에서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공격보다는 수비에 있다. 한화는 하주석이 빠진 기간 동안 그 빈자리에 이도윤과 박정현, 오선진 등을 번갈아가며 기용해야 했다. 이들은 물론 나름대로 팀에 기여했지만 풀타임 주전 유격수로서는 조금씩 아쉬운 모습들을 드러냈다. 누구보다 오랫동안 하주석을 가까이서 지켜봐온 최원호 감독은 그의 가치에 대하여 '유격수 수비만큼은 KBO리그 상위권'이라고 호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하주석의 몸상태와 더불어 여론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도 변수다. 하주석이 이미 여러 차례 돌출행동으로 팀 분위기를 흐린 전적이 있는 데다, 특히 음주운전 전력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더욱 민감하다. 모처럼 선수단이 똘똘 뭉쳐 상승세를 타고 있는 팀 분위기를 감안할 때, 굳이 하주석의 복귀가 꼭 필요한가라는 의구심도 여전히 적지 않다.
무엇보다 먼저 하주석 스스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만 한다. 하주석은 지난해 음주운전 사고 이후 작성한 자필 반성문에서 "앞으로 제 스스로를 더 통제하고 살아가는 법을 깨우치는 시간도 갖겠습니다. 반성하고 또 반성하면서 그렇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습니다"라고 다짐한 바 있다. 이번에는 과연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많은 팬들이 지켜볼 것이다. 모처럼 탈꼴찌와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을 되찾아가던 독수리군단의 비상에 하주석의 가세는 과연 '날개'일까, '짐덩이'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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