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북합작 투자 러시아인 ‘최천곤’ 첫 개인 독자 제재

러시아 국적 취득 후 불법금융활동 해와
유엔안보리 대북 제재 위반 행위 관여
회사 2개, 북한인 조력자 1명도 제재

정부가 28일 유엔 안보리 제재를 위반해 북한 정권을 위해 활동해온 러시아인 ‘최천곤’(Choi Chon Gon)을 대북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최천곤은 러시아 국적을 취득한 이후 불법 금융활동, 대북 합작 투자 등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위반 행위에 관여해왔다. 최천곤 제재 지정은 우리 정부가 외교, 정보, 수사 당국간 공조를 통해 한국계 개인을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첫 사례다.

외교부는 이날 최천곤과 그가 대북 제재 위반 활동에 이용한 회사 2개와 북한인 조력자 1명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최천곤은 대북 제재를 회피할 목적으로 위장회사 ‘한내울관’을 설립해 북한의 불법 금융활동을 지원했다. 또한 안보리 제재 대상인 북한 조선무역은행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대표 ‘서명’과 공동투자 형식으로 무역회사 ‘앱실론’을 설립해 활동하고 있다.

조선무역은행은 지난 2017년 8월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바 있다.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는 북한 단체 및 개인과 합작 사업이나 협력체 설립과 유지, 운영을 금지해오고 있는데 이를 위반한 것이다. 이에 따라 최천곤을 포함해 서명(북한 조선무역은행 블라디보스토크 대표)도 개인 독자제재 대상으로 정했다. 몽골의 한내울란, 러시아 소재 앱실론도 기관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최천곤이 불법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만큼, 이 인물의 국내 금융망에 대한 접근 차단을 통한 대북 제재 위반 활동을 제약하는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최천곤의) 회사와 조력자까지 포괄적으로 지정해, 제재 효과를 한층 더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외국환거래법과 공중 등 협박 목적 및 대량살상무기확산을 위한 자금조달행위 금지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것이다. 이번 금융제재 대상자로 지정된 대상과 외환거래 또는 금융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각각 한국은행 총재 또는 금융위원회의 사전 허가가 필요하다. 허가 없이 거래하는 경우 관련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이로써 우리 정부는 지난해 10월 이후 9차례에 걸쳐 개인 45명과 기관 47개를 대북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앞서 정부는 이달 초에도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커 조직 ‘김수키’를 독자 대북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다. 김수키를 독자 제재 대상에 지정한 세계 첫 번째 사례였다. 김수키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널리 알려진 대표적 해킹 집단으로, 10여년 전부터 전방위적인 사이버 공격을 해왔다. 해킹을 통해 무기 개발 및 인공위성·우주 관련 첨단기술을 절취해 북한의 우주발사체 개발에 직간접적인 관여를 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