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병 공포탄 쏜 그날…오토바이족들, 총기에 손까지 댔다

이보람 2023. 6. 28.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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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고성 제진검문소에서 지난 25일 오토바이를 탄 남성 3명이 민통선 안으로 진입하려다 초병이 공포탄을 발사해 제지당한 뒤 항의하고 있는 모습(왼쪽). 이들 오토바이 아래에 떨어진 탄피를 군인이 줍고 있는 모습(오른쪽). JTBC 캡처

최근 강원 고성 민통선 검문소에서 수차레 경고에도 오토바이족들이 무단 진입하려 하자 초병이 공포탄을 쏜 직후 영상이 공개됐다.

28일 JTBC에 따르면 지난 25일 고성 제진검문소 앞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민통선 안쪽으로 진입을 시도했던 남성 세 명은 초병이 공포탄을 쏜 이후 현장 모습이 담긴 영상을 촬영해 일부 언론사에 제보했다.

해당 영상에는 민간인들이 타고 온 오토바이 밑에 공포탄 탄피가 떨어져 있고, 이들은 진입을 막아서는 군인들에게 항의하는 상황이 담겼다.

초병은 “지시 불이행하시는 줄 알고 막아섰고요”라고 말하자, 한 남성은 “그다음 행동을 보고 총을 쏴야지”라고 말한다.

실랑이는 계속됐다. 초병은 “욕설 안 하셨어요? 욕설을 하셔서 제가 총을 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 남성은 “욕한다고 총 쏘면 안 돼, 욕을 했다고 무조건 총부터 쏘는 건 아니잖아”라고 받아쳤다.

강원도 고성 제진검문소에서 지난 25일 오토바이를 탄 남성 3명이 민통선 안으로 진입하려다 초병이 공포탄을 발사해 제지당한 뒤 항의하고 있는 모습. JTBC 캡처


초병은 “욕을 제가 몇 번 들었는지 몰라요. 한 번 하셨어요?”라고 물었고 남성은 “몰라”라고 답했다. 초병은 “모르시죠? 저는 들은 게 한두 번이 아닌데”라고 말했다.

이 남성들은 당시 ‘통일전망대에 가겠다’며 민통선 안으로 들어가겠다고 했으나, 초병은 “규정상 오토바이로는 지나갈 수 없고 비무장지대 출입사무소에 미리 신청도 해야 검문소를 통과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실제 검문소에는 빨간 글씨로 ‘오토바이 진입 금지’라는 안내 문구도 붙어 있다.

남성들은 “경북에서부터 오토바이를 타고 와서 차로 갈아 타고 다시 오기는 어렵다”고 항의 했지만, 초병들은 원칙에 따라 이들의 진입을 막아섰다.

이 과정에서 남성들은 욕설을 섞어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초병은 공포탄 두 발을 쐈다. 초병들이 공포탄을 발사하자 남성들은 격분해 초병의 총기에 손까지 대고 강하게 항의하다 결국 제압당했다.

이 남성들은 “무리하게 진입하려 한 적이 없다. 설명을 듣고 돌아가려고 시동이 꺼진 오토바이를 움직이는 순간 갑자기 초병이 총을 쐈다”며 군의 과잉대응을 주장했다.

그러나 군 당국은 초병이 규정대로 대응했고 오히려 해당 남성들이 초병에게 위해를 가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초병들에게 포상휴가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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