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이어 대구에 ‘내국인 카지노’ 생길까…“특별법 제정 필요”
대구시가 K-2 군(軍) 공항 후적지(공항 이전후 남은 땅)에 카지노 산업 도입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강원도 정선 이외에 국내 여러 곳에서 내국인 출입 카지노 설립을 추진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어 대구가 성공할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28일 대구시에 따르면 오는 2030년 대구·경북 신공항이 생기면서 빈 용지로 남는 동구 지저동 일대 등 K-2 군공항 후적지 개발 방안인 ‘K-2 공항 후적지 비전과 전략’에 내국인 카지노 설립안이 담겼다. 허주영 대구공항 후적지개발단장은 “공항 후적지에 100층 규모 랜드마크를 만들어 7성급 호텔과 카지노 설립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실질적으로 내국인 카지노를 도입하는 게 목표다”라고 말했다.
전날 대구시가 발표한 ‘K-2 공항 후적지 비전과 전략’에 따르면 후적지 중심부에 글로벌 관광 밸리를 조성해 대규모 인공호수(24만㎡) 주변으로 세계적인 랜드마크 시설을 세울 방침이다. 팔공산을 형상화한 100층 높이 랜드마크는 대형쇼핑공간과 함께 아쿠아리움·테마파크·카지노 등 엔터테인먼트 시설과 7성급 호텔, 첨단 스마트 기술, 문화·레저기능이 융합된 복합쇼핑 공간으로 조성된다.
내국인 카지노 산업은 홍준표 대구시장 관심사다. 홍 시장은 지난 대선 때부터 내국인 카지노 추가 도입을 언급해왔다. 최근 두바이·싱가포르 등을 현지 시찰한 뒤 K-2후적지에 ‘24시간 잠들지 않는 두바이 방식 개발’을 적용해 두바이 다운타운과 싱가포르 마리아나베이를 뛰어넘는 랜드마크를 구상하면서 카지노 설립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내국인 카지노 도입을 위해서는 각종 규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전북 새만금과 부산 등도 내국인 카지노 도입을 고려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제주는 내국인을 제외한 관광객 전용 카지노는 제주도민을 제외한 내·외국인 관광객 출입을 허용하는 카지노 설립을 추진하다 포기했다.
강원도 정선은 석탄산업 사양화로 지역 경제 몰락 위기를 맞자, 1995년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폐특법)’을 통해 내국인만 출입할 수 있는 카지노장이 개설됐다.
강원도 정선 주민 반발도 예상된다. 폐특법에 따라 정선 강원랜드는 폐광 지역에 카지노 매출의 13%를 지원하고 있다. 2000년 이후 폐광지역에 지원한 폐광기금은 2조2000억여 원이다. 다른 곳에 내국인 카지노가 생기면 지원금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어 정선 주민 반발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
앞서 2021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토론회에서 홍 시장이 “제주에 내국인 카지노를 만들겠다”고 하자, 강원 정선 고한·사북·남면·신동지역살리기 공동추진위원회는 즉각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폐특법이 2045년까지 연장돼 지역 개발을 위해 박차를 가하려는 폐광지역 주민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주는 잔인한 공약이 아닐 수 없다”며 반발했다.
따라서 대구시는 특별법을 통해 규제를 풀 계획이다. 두바이와 같이 외국 자본을 유치하고, 카지노 등 설립을 위한 규제 자유구역 조성을 담는 특별법을 제정하는 방안이다. 허 단장은 “내국인 카지노 도입을 위해선 새로운 특별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다각적인 제도 개선과 규제 완화 방안을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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