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추가 긴축 예고…침체 공포에 獨 장단기 금리차 '31년만 최저'

권해영 2023. 6. 2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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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다음달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고강도 긴축 지속 전망에 독일 국채 투자자들이 단기물을 매도하면서 장단기 금리 차는 3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날 라가르드 총재가 고강도 긴축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경기 침체 공포가 커지자 2년물 국채 금리가 상승, 장단기 금리차가 31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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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 라가라드 ECB 총재
"인플레 둔화 속도 늦어"…임금發 인플레 우려
독일 국채 장단기 금리차 31년 만 최저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다음달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고강도 긴축 지속 전망에 독일 국채 투자자들이 단기물을 매도하면서 장단기 금리 차는 3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라가르드 총재는 27일(현지시간) 포르투갈에서 열린 ECB 연례정책회의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늦어지고 고물가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금리를 '필요한 기간' 동안 '충분히 제한적인'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ECB가 다음 달 금리를 올리고 당분간 높은 수준에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픽텟자산운용의 거시경제 리서치 헤드인 프레데릭 두크로제트는 "총재의 어조는 꽤 매파적"이라며 "다음 달 금리인상은 이미 기정사실이 된 것처럼 들린다. 금리인상을 중단할 가능성은 낮다"고 해석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임금발(發) 인플레이션을 경계했다. 근로자의 임금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기업 생산성이 둔화되면서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CB에 따르면 오는 2025년까지 임금 상승률은 14%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유로존의 이달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5.6%로, ECB 목표치(2%)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관측된다. 라가르드 총재는 "가까운 미래에 중앙은행이 최고 금리에 도달했다고 자신있게 말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ECB가 긴축 기조 유지를 시사하자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국채 시장도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독일 국채시장에서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3.15%)와 10년물 금리(2.34%)의 격차는 장중 한 때 -0.87%포인트까지 내려가 1992년 이후 3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채권 시장에선 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높다. 장기물은 불확실성과 위험부담이 큰 만큼 더 높은 수익률을 지급하는 것이다. 하지만 경제 상황이 불안해지면 단기물 금리가 뛰고,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낮아지는 '금리 역전(-) 현상'까지 발생할 수 있다. 시장은 이 같은 금리 역전 현상을 경기침체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인다.

독일 장단기 금리차는 이미 지난해 말 역전됐다. 하지만 이날 라가르드 총재가 고강도 긴축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경기 침체 공포가 커지자 2년물 국채 금리가 상승, 장단기 금리차가 31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내렸다.

유로존 경기는 이미 침체 국면에 진입했다. 유로존은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직전 분기 대비 0.1% 감소해 지난해 4분기(-0.1%)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역성장했다.

라보뱅크의 수석 금리 전략가인 린 그레이험 테일러는 "(국채 시장의) 메시지는 상당히 명확하다"며 "시장은 ECB가 고금리를 고수하기로 결정함으로써 경제를 현저히 둔화시킬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분석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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