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미일동맹 '올인' 하면서 국제정치도 '편가르기' 일관"
[윤종은 기자]
▲ 6월 27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국회의원과 국회한반도경제전략연구회 주관으로 '한반도 군사정세에 대한 분석과 전망'라는 주제로 전문가 토론회가 개최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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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지 1년 만에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안보 대내외 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있었던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정권이 교체된 한미일 3국간의 외교안보적 동맹의 강화와 동시에 북중러 밀착관계도 심화되면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와중에 있는 유럽 못지않게 동북아의 긴장관계도 높아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6월 27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국회의원과 국회한반도경제전략연구회 주관으로 '한반도 군사정세에 대한 분석과 전망'라는 주제로 전문가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인영 국회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올해는 정전협정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최근 미중경쟁 격화와 우크라이나 전쟁, 대만 위기 등으로 대외 여건이 몹시 불투명하게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한반도 전략자산 전개와 한미일 군사동맹화가 진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한반도 군사정세에 대한 분석과 전망'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국회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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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안 전쟁은 한국인에게도 결코 '바다 건너 불'이 아니다
정욱식 한겨레평화연구소 소장은 '한미일 군사협력: 진단과 방향'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최근 들어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결이 실제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과거와 달리 다양성은 사라지고 양극체제가 고착화될 위기에 처한 한반도 문제가 현실의 종심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 들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전쟁의 장기화, 미중 전략 경쟁의 격화, '동아시아의 화약고'로 불리는 대만 해협의 불안정, 미국 주도의 북대서양-태평양 동맹 네트워크 등장 움직임, 일본의 대규모 군비증강 등이 맞물리고 있다. 이 와중에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미일동맹에 다걸기(올인)를 하면서 국제정치도 '편가르기'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국제질서의 다극화'라 부르는 진영 내부의 '동조화'가 진전되고 있는데 다극화된 세계 질서에서 생존과 번영을 의해 북한은 중러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반면, 한미일 사이에서도 '가치 연대'를 강조하면서 북핵 위협에 맞서 군사적으로 결속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지정학적 갈등과 대결은 한국 경제를 사면초가에 몰리고 하고 있으며, 미사일방어체제(MD)를 핵심으로 하는 한미일 군사협력이 금년 들어 가속화되고 있다. 세 나라는 여러 차례의 정상회담을 갖고 한미일 군사 협력의 강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의 본격 가동,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THAAD) 정식 배치 가속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가정한 한미일 해상 MD 훈련의 정례화도 수면 위로 부상 중이다. 이는 7월 중에 워싱턴에서 열릴 3자 정상회담을 거치면서 더욱 강화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대만해협 양안 전쟁은 한국인에게도 결코 '바다 건너 불'이 아니다"며 "한미일 군사협력은 북한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고 중국의 부상에 대한 위협 인식을 공유하면서 미국은 대만 유사시 주일미군은 물론이고 주한미군의 투입 옵션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만약, 미국이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을 양안 전쟁에 투입하기가 곤란해지면 유엔사 전력공여국의 역할, 즉 최근 영국과 호주의 한미연합 상륙훈련인 '쌍용훈련'에 참가, 일본의 상호간 군대 파견을 용이하게 만들기 위한 호주와 영국과 협정 등이 우려되는 요소들이라는 것이다.
대만 유사시 주한미군의 개입 문제와 관련해 한국이 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가와 주한미군에 대한 주권적 통제 방안, 또 대만 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을 위해 한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얼마나 있는지도 의문이다.
▲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정욱식 한겨레평화연구소 소장이 '한미일 군사협력: 진단과 방향'라는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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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개혁은 첨단화, 통합성, 합동성과 정보화 역량 강화
정길호 전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국방 개혁과 자주 국방 : 현황과 대안'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주요 강대국들의 최근 국방개혁의 특징은 고도의 군사과학기술을 활용하여 무기체계를 첨단화하고, 병력 및 부대 수를 감축하여 통합하는 한편 합동성과 정보화 역량 강화로 미래 전장환경에 대비토록 국방개혁을 추진 중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반면 우리의 역대 국방개혁 시사점은, 국방부와 군수뇌부의 개혁의지 부족, 범정부적 개혁추진 동력과 지원 결여, 3군 간의 첨예한 대립과 갈등, 예산 증액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 북한 위협대비와 통일 이후 주변국 위협대비의 상충, 군인들이 실전 경험 없는 평화상태 지속으로 군의 관료주의화, 방만한 경영, 힘 있는 자의 논리, 연합사 전시 작전통제권 보유와 한국군 주도의 작전계획 수립 경험 한계, 연합사와 미군 의존형 작전계획과 안보전략 등이다"고 지적했다.
또 "윤석열 정부의 국방혁신 4.0 추진 실태는 문재인 정부의 ′국방개혁 2.0′을 비판하면서 5대 중점 분야와 16개 과제를 제시하고 제2창군 수준의 국방혁신 4.0 추진으로 AI 과학기술 강군을 육성하는 내용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방개혁의 도전과 목표로 정부와 정치권의 결집력, 정책결정의 주요행위자의 이해관계 통일, 예산 수립의 일관성과 적극성, 추진주체와 체계구축 강화, 북핵 및 WMD 위협 대응과 통일 대비 전략, 지역안보 위협에 대비책 수립 등을 제시했다.
▲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한반도 군사정세에 대한 분석과 전망'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정길호 전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이 '국방 개혁과 자주 국방 : 현황과 대안'라는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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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진행된 토론에서 여석주 전 국방부 정책실장은 "한·미·일 군사적 결속 심화와 한·미·일/북·중·러 대결 구도 고착이 국가안보의 위기와 국가이익의 손해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한·미 동맹은 안보와 자율성의 교환을 전제로 하는 비대칭 동맹으로 교환의 정도만큼 상대적 약소국은 연루(entrapment)와 방기(abandonment)로 인한 피해 정도가 심해진다. 전작권 전환은 이러한 위험에 대응할 중요한 예방책이자 예방 백신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싸우는 방법, 전법의 혁신이 빠진 국방개혁은 정권을 뛰어넘는 지속성과 집중력 유지가 어려워 용두사미로 끝내기 십상이다"며 "개혁적 싸움법, 전법의 혁신이 국방개혁의 본질이며 전문가 집단의 창의적 사고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섭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대북 억제력 강화와 관련, 확장억제는 적대국에 대한 억제(deterrence)보다 동맹국에 대한 보장(assurance)이 훨씬 어렵다는 것이 본질적 속성이다"며 "한국과 같은 지정학적 중간국은 기본적으로 위험관리(hedging)가 중요하며 견제와 편승 양극단이 아니라 미중 경쟁 구도에서 대한민국의 적절한 좌표를 설정하고 일관되게 유지하는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윤석열 정부 국방개혁은 AI 기반 첨단 과학기술 강군을 육성한다는 것이 특징(국방혁신 4.0)으로 기술 혁신이 초래할 미래전 양상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보이지만, 국방혁신의 목표, 단계적 계획 등이 제시되지 않은 채 추상적 방향성만 제시하고 국방력 건설의 출발인 위협의 성격 규정, 군사전략에 대한 고민이 부족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도균 전 수도방위사령관은 "전작권 전환문제와 연계한 상부 지휘구조 등 군 구조 개편문제에 대한 실질적 문제 제기가 필요할 때다. 또 군의 합동성 강화와 자군 이기주의 배격의 노력이 필요하며, 현 상황에 부합된 국방안보환경 분석을 통해 국방개혁 우선순위를 판단하고 실행계획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왕선택 한평정책연구소장은 "최근 국제전쟁에서는 새로운 군사 기술과 전술, 즉 네트워크 중심전과 모자이크전(서로 다른 많은 조각을 활용해서 새롭고 통합적인 큰 그림을 만들어낸다는 전쟁 개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미중 전략 경쟁과 북핵 위협이 격화되는 가운데 국방개혁과제는 "당파성과 의존성 극복, 합동성 증강, 인구 감소 대응 및 민주주의 증진 확산의 방향이어야 한다"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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