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2군행' 오승환의 어색한 시즌, 익숙한 모습으로 돌아올까

윤승재 2023. 6. 28.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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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수원 KT 위즈전 8회 위기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가는 오승환의 모습. 삼성 라이온즈 제공


4점대 평균자책점, 두 번의 2군행.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41)의 올 시즌은 어색해도 너무 어색하다. 올해 23경기에 출전해 2승 2패 2홀드 9세이브를 올렸다. 평균자책점은 4.23. 항상 2점대 이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던 오승환으로선 어색한 수치다. 

오승환이 4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시즌을 마친 건 2009년과 2010년뿐이었다. 당시 그는 어깨와 팔꿈치 부상으로 풀타임 시즌을 치르지 못했다. 지난 시즌 중반에도 4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적이 있지만 당시엔 발목 부상이 있었다. 

올 시즌은 다르다. 게다가 부상 없이 한 시즌 동안 두 번이나 1군에서 말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승환도 삼성도 어색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엔트리 말소의 이유가 부진 때문만이 아니라는 것도 생소하다. 지난달에는 한 차례 선발 등판 후 재정비를 위해 2군으로 내려갔다. 5월 3일 대구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오승환이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선발로 던진 건 투구 감각을 찾기 위해서였다. 

16일 수원 KT 위즈전에 등판한 오승환. 오승환은 이날 8회 교체되면서 공개적으로 분노를 표출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두 번째 엔트리 말소는 과격한 행동이 문제였다. 오승환은 지난 16일 수원 KT 위즈전 강판 과정에서 관중석을 향해 공을 던지고, 글러브를 패대기치는 행동을 한 끝에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화를 표출하는 것에 대해 고참으로서 생각해 봐야 한다. 2군에서 마음을 잘 추슬렀으면 한다”라며 이유를 전했다. 오승환이 6월 부진(6경기 평균자책점 5.06)한 것도 이유였지만, 성적보다는 흔들린 멘털이 더 문제였다. 

마무리 자리가 위태로운 것도 오승환에겐 어색한 시즌이다. 박진만 감독은 “(오승환이 돌아오더라도) 상황에 따라 마무리 투수를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젠 그가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로 인해 오승환의 KBO리그 400세이브 기록 달성도 해를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오승환은 379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남은 기록은 21개뿐이지만, 마무리 등판 기회가 줄어든다면 해당 기록의 연내 달성은 불투명하다. 

지난 6일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를 달성한 오승환(왼쪽). 삼성 제공


하지만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박진만 감독은 오승환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팀에 꼭 필요한 선수다. 꼭 살려야 하는 선수이자 팀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선수”라며 그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언제든 전담 마무리 투수로 복귀할 수 있다. 지난해에도 4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부침을 겪다 8월 이후 21경기 평균자책점 1.74, 4승 무패 14세이브로 반등에 성공한 바 있다. 2년 연속 30세이브도 달성했다. 

오승환은 28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 1군에 등록될 예정이다. 공교롭게도 전날(27일) 삼성은 마무리 투수 좌완 이승현의 역전 끝내기 피홈런으로 고개를 숙였다. 오승환이 생각날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이상하리만큼 어색한 시즌을 보내고 있는 오승환이 개인의 부활과 함께 삼성의 반등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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