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도·강에 금·관·구 지지율도 불안" 민주당 텃밭이 위태롭다
한때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으로까지 불렸던 서울이 위태위태하다.
최근 복수의 여론조사업체에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은 국민의힘보다 뒤지거나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6일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실시해 발표한 정당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도는 2주 전 같은 조사 대비 0.4%포인트 하락한 43.8%로, 국민의힘(38.0%)과의 격차도 7.4%포인트에서 5.8%포인트로 줄어들었다.
특히 해당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 하락을 부추긴 건 서울 지지율이었다.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율(38.9%)이 2주 전 대비 3.4%포인트 빠지면서 국민의힘 지지율(41.3%)에 역전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의 정례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5월 4주차~6월 4주차에 걸쳐 5주째(※6월 2주차 조사 건너뜀) 국민의힘에 근소하게 뒤지거나 비슷한 상황이다. 같은 기간 서울 지지율은 33%(국민의힘 31%)→34%(국민의힘 32%)→30%(국민의힘 36%)→35%(국민의힘 34%)로, 국민의힘과 엎치락뒤치락하며 횡보했다.
서울은 21대 총선 당시 민주당에게 ‘180석’의 압승을 선사했던 주요 승부처다. 당시 민주당은 서울 49석 가운데 41석을 휩쓸었다. 그러나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서울 구청장 25곳 가운데 17곳을 국민의힘에 내준 이후 당 내 위기지수가 상승했다. 특히 전통적인 텃밭으로 꼽혔던 도봉ㆍ구로구청장을 국민의힘에 뺏긴 데 대한 상실감이 컸다. 그 여파에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까지 시원치 않으니 최근 당 내에선 “이렇게 가다간 과거 서울의 절대 우세지역이었던 '노ㆍ도ㆍ강(노원ㆍ도봉ㆍ강북)'과 '금ㆍ관ㆍ구(금천ㆍ관악ㆍ구로)'까지 불안하다”는 얘기가 자주 나오고 있다. 서울에 지역구를 둔 재선 의원은 “최근 서울 분위기는 개인기로 돌파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요즘은 상임위가 없는 날에는 대부분 지역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전했다.
서울 지역 지지율 하락 원인으론 최근 당내에 발새한 겹악재가 꼽힌다. 서울 지역 초선 의원은 “‘돈 봉투’ 사건이나 가상자산 논란에 대한 당의 대처가 너무 어정쩡하고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지역에서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실제로 돈 봉투 의혹 관련 이른바 ‘이정근 녹취록’이 최초 보도된 4월 13일 직후인 4월 18~20일 실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4%포인트 하락했는데, 서울 지지율이 34%에서 26%로 8%포인트나 급락하며 이런 흐름을 부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의원은 “혁신위가 출범하긴 했지만 당에서 마땅한 혁신방안이 안 나오고, 오히려 내부갈등이 커지는 것에 대해서 비판적인 시각도 많다”고 전했다.
시당과 중앙당이 정례적으로 만나 총선 대응전략을 숙의하는 등 지도부 차원에서도 수도권 사수 전략에 고심이 깊다. 26일 열린 당 고위전략회의에서도 최근 하락세인 수도권 지지율 방어 방안이 주로 논의됐다는데, 당 지도부 관계자는 “4월까지 민생현안들을 잘 챙겨왔는데 최근 여러 논란으로 민생 어젠다 동력이 많이 떨어진 경향이 있다. 민생 문제를 더 잘 끌고 가야한다는 얘기들이 나왔다”고 전했다.
최근 당내에선 민주당이 장외투쟁에 집중하는 데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민주당은 다음달 1일 서울시청 앞에서 규탄 범국민대회를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장외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관계자는 “‘강한 야당’을 주문하는 호남과 달리 수도권 중도층은 강성 투쟁모드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는데, 적절한 수위조절이 관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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