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40대 비’에서 ‘60대 만능 엔터테이너’로…6집 앨범으로 돌아온 가수 이부영
2009년 47살 나이에 데뷔곡 ‘내 사랑의 반쪽’으로 트로트 가수에 도전한 이부영은 당시 비와 같은 격한 춤을 선보이며 ‘40대 비’라는 별명을 얻었고, SBS ‘스타킹’에 출연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까지 차지했다. 이후 ‘스타킹’ 상반기 결산, 연말 결산에 연이어 출연해 빅뱅 태양과 2PM 택연으로 분해 화제가 됐다. 그런 이부영이 어느덧 환갑을 넘겼고, 이제 14년차 6집 가수가 됐다.
“14년 전을 돌아보면 그때 용기를 내서 안 했으면 가수 못했을 것 같아요. 그때 전국을 다니면서 야외 공연 축제 무대에 올라가고, 행사 MC도 하고, 지금 생각해도 그때가 제일 좋았던 것 같아요. 전국에 안 간 곳이 없었어요. 그 지역 특산물도 먹어보고 구경도 하고. 전 행사 두세 시간 전에 미리 가서 가거든요. 좋은 게 있으면 보고.”
이부영이 이야기했듯이 늦은 나이에 가수 도전도 놀라운 도전이지만, 동시에 MC로서도 역량을 보였다. 지금까지도 ‘전국가요대행진’에서 14년동안 MC를 맡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스스로 내성적이라고 강조하면서도 MC에 도전을 한 셈이다.
“MC를 해보니까 매력이 있더라고요. 관객들의 분위기를 내가 바꿀 수 있고, 관객들의 반응이 바로바로 느껴지고요. 무대에 올라가면 다 보이지 않습니까. 처음에 MC를 하게 된 것은, 노래하러 다니다 보니 MC를 가수들이 많이 하더라고요 그래서 나도 해봐야지 하고 시작했어요. 사실 회사에서는 내성적이지만, 내 분야가 아닌 영역은 오히려 잘 받아들여요. 춤도 그렇고 MC도 그렇고.”
이번에 발표한 6집 앨범에는 신곡 ‘그런 사랑 해봐요’와 ‘어찌 알겠소’ 두 곡이 담겼다. ‘그런 사랑 해봐요’는 ‘땡벌’의 강진이 작사하고, 이덕산이 작곡을 맡았다. 이부영과 강진과의 관계는 이전부터 이어졌다. 4집 앨범 ‘못난 내가’는 강진 1집에 실렸던 곡인데, 이부영이 강진에게 부탁했고, 이런 이부영을 위해 강진이 직접 작곡가를 설득해 곡 사용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5집 타이틀 곡 ‘당신은 몰라’도 가사를 강진이 썼다.
“강진 형님하고는 집이 가까워서 자주 보죠. 고향도 나는 화순이고, 형님은 영암이기도 하고요. 제가 자주 전화해야 하는데, 형님이 자주 전화하셔서 밥 먹자 이러다 보니까 자주 뵈었죠. 그러다가 곡도 부탁하고 그랬죠. 노래도 작사 작곡을 했지만, 강진 형님이 듣는 게 굉장히 예민해. 작곡가들이나 음악 감독들이 아주 이런 경우 처음 봤다며. 다 듣고 있다가 ‘여기 이렇게 고쳐, 여기 이렇게 고쳐’ 하시죠. 제 노래도 몇 번을 고쳤어요. 그래서 이번 노래도 버전이 하나 더 있어요. 마음대로 만든 버전이 하나 있는데, 강진 형님이 다시 ‘이거 아니야’라고 하시더라고요. 그건 완전 뽕짝 스타일인데, 강진 형님은 그런 스타일 안 좋아하시죠.”
재미있는 것은 가수 생활 초반에 파격적인 퍼포먼스와 뮤직비디오를 선보였던 이부영이 최근에는 정적인 모습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1집 ‘내 사랑 반쪽’에서는 ‘40대 비’로 2집 ‘더더더’에서는 뮤직비디오에서 제임스 본드로, 3집 ‘왕년에’에서는 독특하고 코믹한 뮤직비디오로 주목을 받았는데, 이후부터는 무대와 노래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대의 흐름일까, 아니면 나이 때문일까.
“굉장히 얌전해졌죠. 그 뒤로는 다르게도 한번 해봐야죠 그렇지만 꼭 안무는 짰어요.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 보고 그런데 트로트 가수 중에서 1집에서 6집까지 모두 안무 짠 사람은 거의 없어요. 그냥 서서 하고, 반주 나오면서 손 정도 흔들 정도죠. 늘 안무는 짜지만 이젠 조금 점잖게 하죠. 과거에는 무대에서 소녀시대, 동방신기하고도 같이 대학교 무대에서 같이 하고 그랬죠. 그때는 가면 학생들이 손 내밀고 손 잡아달라고 하고. 그때는 ‘화성인 바이러스’, ‘스타킹’에 자주 나가서 많이들 알아봤죠.”
이부영은 가수 활동만 하는 것이 아니다. 배우의 욕심도 여전하다. SBS 드라마 ‘황후의 품격’에서 황제 이혁(신성록)의 마지막까지 곁을 지키는 비서실장 한 팀장 역을, SBS 드라마 ‘리턴’에서는 경찰서 팀장을, 2021년 방송됐던 SBS ‘펜트하우스3’에서는 마지막회, 세신사 봉태규가 목숨을 살린 농촌지도자 회장님으로 카메오 출연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모았다. 역시 늦은 나이에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가수를 하고 나니까 더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외국 연예인들 보면 다 하잖아요. 만능이잖아요. 그래서 ‘배우 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고 연기 학원도 다니면서 카메라 보는 법도 배웠죠. 그런데 학원에서 배운 것보다는 현장에서 많이 배웠죠. 내 신이 없어도 현장에 가서 열심히 봤죠. 그게 컸어요. 과거에는 가수 일이 더 많았죠. 그런데 점점 배우 일이 더 늘어났어요. 지금 카메오로 나간 거 빼놓고도 한 6개 드라마 찍었죠.”
이부영이 늦은 나이에 ‘40대 비’로 주목을 받는 데는 그의 이력이 영향을 미쳤다. 당시 그는 한국케이블방송 JBC전북방송의 회장으로 재임하고 있었다. 수 백억을 가진 방송사 회장이 늦은 나이에 역동적인 춤으로 ‘트로트 댄스’에 도전한 것이다. 이는 곧 ‘친근함’으로 대중에게 다가갔고, 그의 인지도를 올리는 데 한몫 했다. 현재는 DBC대한방송제작미디어 회장과 연예전문채널 ETN 회장을 겸하고 있다. 특히 ETN은 지난해 12월 취임했다. 사실 현재 방송사업자들이 어려운 시기다. 유튜브를 비롯해 모바일 플랫폼이 강세이고, 다양한 콘텐츠가 전부 보지 못할 정도로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ETN 인수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왜 ETN을 맡았을까.
“내가 방송국을 운영해본 경험도 있고 연예인 생활을 하다보니까, 옛날부터 연예TV에 관심이 많았어요. 지금 연예 전문채널이 하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내가 살릴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 채널을 살릴 다양한 콘텐츠도 생각하고 있고요. 제가 레코드판 음악 방송부터 유선TV, 케이블TV 다 해봐서 그 경험을 살리려 하고 있죠. 그리고 20~30대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연예 콘텐츠도 고민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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