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IS] 강도 잡은 대학생→배우, 장동윤의 첫 악역 ‘악마들’ ②

정진영 2023. 6.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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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CO㈜더콘텐츠온 제공
흉기를 든 강도를 제압했던 의협심 강한 청년이 노래를 흥얼거리며 살인을 하는 사이코패스 빌런이 됐다. 장동윤이 영화 ‘악마들’에서 완전히 새로운 얼굴로 돌아왔다.

‘악마들’은 살인마를 잡겠다는 열의에 가득 차 있는 형사 재환(오대환)이 다크웹을 이용해 무자비한 살인을 하는 진혁(장동윤)을 검거하다 서로 몸이 바뀌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장동윤은 극 초반엔 사람의 신체를 토막내고 심지어 이를 다크웹을 통해 전시하는 극악무도한 살인마로 분했다가, 이후 살인마의 몸에 갇혀 갑갑해하는 형사 재환으로 변신하는 등 다채로운 연기로 극을 이끈다.

특히 ‘악마들’은 장동윤의 첫 악역 도전작이라 눈길을 끈다. 2015년 한양대학교 재학 시절 편의점에서 흉기를 든 강도를 제압하고 경찰 표창을 받았던 장동윤은 이듬해 연기자로 데뷔한 이후 드라마 ‘써치’의 용동진이나 ‘오아시스’의 이두학처럼 꾸준히 선함을 드러낼만한 캐릭터들을 연기해왔다.
사진=(유)조선로코녹두전문화산업전문회사, 프로덕션H, 몬스터유니온 제공

선이 곱고 부드러운 생김새 역시 그의 필모그래피에 영향을 줬다. 여장남자로 분했던 드라마 ‘조선로코 - 녹두전’에서 그는 아름다운 여장 외모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쳤다. 그가 김소현에게 “엄마라고 불러”라며 너스레를 떠는 장면은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에서 여전히 인기 동영상으로 올라올 정도.

‘악마들’을 통해 처음으로 악마의 얼굴을 쓴 장동윤 역시 이 점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26일 열린 언론 시사회에서 “내 타고난 외모나 체구가 있기 때문에 다른 부분에서 진혁을 더 잘 표현해야 했다”며 “눈빛과 대사 톤에서 연약한 부분이 보이지 않도록 신경 쓰며 연기했다”고 밝혔다.
사진=TCO㈜더콘텐츠온 제공

재환이 진혁의 몸에 들어가 수사를 펼치는 중반 이후부터는 장동윤의 연기력이 더욱 빛을 발한다. 사연이 없고 냉혹한 사이코패스 살인마는 차라리 무표정으로 많은 감정을 싸맬 수 있어 표현이 어렵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몸에 들어간 살안마가 버젓이 자신의 집에서 아내, 딸과 돌아다니는 걸 그저 지켜봐야만 하는 가장 재환의 얼굴은 다르다. 1992년생으로 올해 31살인 어린 나이지만, 장동윤은 가장으로서 재환이 느끼는 걱정과 염려, 자신에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침통함을 표정과 목소리 연기로 표현해내며 가능성을 보여준다.
사진=TCO㈜더콘텐츠온 제공

이렇게 장동윤은 또 한 번 연기 변신을 해냈다. 여리여리한 체구, 곱고 부드러운 생김새 뒤에 있던 극악무도한 눈빛과 가장의 무게감. ‘악마들’은 배우 장동윤의 미래를 가늠하기에 더없이 좋을 작품이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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