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美지표 호조에 빅테크 랠리…나스닥 1.65%↑

뉴욕=조슬기나 2023. 6. 28.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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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27일(현지시간)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이날 공개된 경제지표들이 호조를 보인 가운데 그간 하방 압력을 받아온 테슬라 등 빅테크주 중심으로 매수세도 확인됐다. 이제 투자자들의 눈길은 이번주 예정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의 발언과 인플레이션 지표 등으로 쏠리고 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12.03포인트(0.63%) 오른 3만3926.74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49.59포인트(1.15%) 높은 4378.4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19.90포인트(1.65%) 상승한 1만3555.67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에서 헬스 관련주를 제외한 나머지 10개 업종이 모두 상승했다. 기술, 임의소비재 관련주는 2%대 오름세를 보였다. 테슬라(+3.8%), 마이크로소프트(+1.82%), 애플(+1.51%), 메타플랫폼(+3.08%), 엔비디아(+3.05%) 등 대표 기술주들은 이날 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등했다. 스노우플레이크는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와 인공지능(AI) 관련 파트너십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4%이상 뛰었다. 주요 빅테크들의 랠리 속에 구글 알파벳은 번스타인이 투자의견을 하향하며 약보합 마감했다.

델타항공은 투자자의날 행사에서 이번 분기와 연간 실적 전망치를 나란히 상향하면서 7%가까이 상승했다. 예상보다 향후 경기가 괜찮을 것이란 기대감에 힘입어 유나이티드항공(+5.08%), 아메리칸항공(+5.54%), 제트블루(+8.82%), 카니발(+8.84%), 에어비앤비(+3.87%), 익스피디아(+3.77%) 등 여행 관련주들도 일제히 랠리를 보였다. 반면 미국의 약국체인 월그린스부츠얼라이언스는 연간 실적가이던스를 낮추고 기대 이하의 주당 순이익을 발표하면서 전장 대비 9% 이상 떨어졌다. 미국 전기 픽업트럭 스타트업인 로즈타운 모터스는 파산보호를 신청하고, 결렬된 거래를 이유로 대만 폭스콘을 고소하면서 17%이상 내려앉았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투자자들은 이날 공개된 경제지표를 주시하는 한편, 이번주 예정된 파월 의장의 발언, 인플레이션 지표인 PCE지수, 미 경제성장률 등을 대기하고 있다.

이날 공개된 미국의 경제지표들은 예상보다 나은 수준을 나타내며 투심 회복을 도왔다. 카슨그룹의 라이언 디트릭 수석시장전략가는 "올 들어 경기침체가 임박했다는 소식만 들려왔지만, 사실 경제는 탄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며 "경제지표가 나올 때마다 경기침체 가능성은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5월 내구재 주문은 전월 대비 1.7% 증가해 월가 전망치(-0.9%)를 훨씬 웃돌았다. 3개월 연속 증가세다. 이는 1년 이상 이어진 긴축에도 미 경제가 여전히 견고함을 시사한다. 기업 투자지표도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콘퍼런스가 보도한 소비자신뢰지수 역시 5월 102.5에서 6월 109.7로 상승했다. 이는 다우존스의 추정치인 104를 상회하는 수준이자, 2022년 1월 이후 최고치다. 컨퍼런스보드측은 "경기침체가 예상됨에도 6월 소비자들의 전망은 더 밝았다"고 평가했다. 이번 조사에서 경기침체를 예상하는 응답자는 5월 73.2%에서 이달 69.3%로 감소했다.

미국의 주택 가격은 오름세를 보였다. S&P 다우존스 인덱스에 따르면 4월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5% 상승했다. 미 주요 도시들의 평균 집값 추세를 측정하는 이 지수는 최근 석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1년 전과 비교하면 4월 집값은 0.2% 떨어져 2012년4월 이후 첫 하락세를 기록했다. 5월 신규 주택 판매는 계절 조정 기준 전달보다 12.2% 증가한 연율 76만3000채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2월 이후 최대 규모다.

이번 주 후반에는 파월 의장의 발언을 비롯해 통화정책 향방에 힌트가 될만한 이벤트들이 남아있다. 파월 의장은 28일 유럽중앙은행(ECB)이 개최하는 신트라 포럼에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등과 정책패널로 참석한다. 이어 다음날인 29일에는 마드리드에서 에르난데스 드코스 스페인 중앙은행 총재와 대담한다. 지난주 미 의회 청문회에서 연일 연내 두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이러한 매파 기조의 발언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ECB의 경우, 이날 라가르드 ECB 총재가 7월에도 금리를 인상하고 한동안 그 수준에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Fed의 긴축에 여파를 미칠 수 있는 경제지표도 주 후반 쏟아진다.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는 29일, 미국 5월 PCE 가격지수는 30일 공개된다. 시장에서는 5월 근원 PCE가 전년 대비 4.6%, 전월 대비 0.3% 상승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전월보다 소폭 둔화한 수준이다. 다만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을 웃도는 강력한 수준을 나타낼 경우 Fed를 둘러싼 긴축 압력은 더 커질 수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Fed가 차기 회의인 7월 FOMC에서 금리 인상을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현재 7월 베이비스텝 가능성을 77% 가까이 반영 중이다. 다만 연내 두차례 인상을 예고한 Fed 점도표와 달리, 금리 선물 시장은 여전히 한차례 인상 후 계속 금리를 동결하는 시나리오를 더 유력하게 보고 있다.

이밖에 미 반도체기업이자 최근 중국 정부로부터 기술패권경쟁 타깃이 된 마이크론, 대표 소비재기업인 나이키의 실적도 이번주 발표된다. 소비자들은 이를 통해 미중 갈등이 반도체 기업 등에 미칠 여파와 현재 미국의 소비현황 등을 살피고자 할 것으로 예상된다. 울프리서치의 크리스 세냑은 "미국 소비자가 향후 몇달간 경제 전망, 섹터 순환에 있어 가장 큰 동인이 될 것"이라고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다우지수가 11월 전고점을 돌파할 때까지 미국 증시에 양분된 시장 리스크가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국채 금리는 상승세다.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3.76%선,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4.76%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 지수)는 0.2%이상 떨어져 102.4선을 나타냈다. 시장의 변동성을 보여주는 ‘월가의 공포지수’ 변동성지수(VIX)는 전장 대비 4%가까이 떨어져 13.7선을 기록 중이다.

유가는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67달러(2.41%) 하락한 배럴당 67.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는 6월 12일 이후 최저치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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