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땡긴다" 넷플 뒤집은 韓 드라마…의외의 신스틸러 [GO로케]
서울을 배경으로 한 넷플릭스 TV 시리즈가 연이어 전 세계 시청자를 매혹하고 있다. 지난달 선보인 미국 하이틴 드라마 ‘엑스오, 키티(XO, Kitty)’와 이달 공개된 한국의 ‘청불(청소년 관람불가)’ 액션 드라마 ‘사냥개들’ 이야기다. 두 작품 모두 세계 각국에서 시청시간 1위를 기록하며 화제를 이어가고 있다. 언어부터 등급, 장르까지 전혀 다른 작품이다 보니 서울을 그리는 방식에도 사뭇 차이가 있다. 당연히 공간을 보는 재미가 크다.
서울 곳곳 담은 ‘한국 맛 미드’
드라마 주 무대로 등장하는 국제학교 ‘KISS(Korean Independent School of Seoul)’는 가상의 학교다. 새 학기 환영 파티가 벌어진 강당 장면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자연과 어우러진 캠퍼스 외관은 경기도 의왕시 계원예대에서 연출했다. 도서관은 국립세종도서관의 모습이다. ‘KISS’의 아웃도어 동아리가 운동 삼아 찾았던 학교 뒷산도 알고 보니 수원 팔달산(128m)이었다. 주인공 키티와 친구들이 올랐던 서장대는 수원에서 전망으로 손꼽히는 장소다. 화성행궁에서 넉넉히 30분이면 오를 수 있는데, 이곳에서 수원화성과 시내의 모습을 파노라마로 담을 수 있다.
여왕도 다녀갔다
‘피보다 진한 우정’을 강조하는 작품에서 빠지지 않고 나오는 장면이 먹고 마시는 신이다. 밥상머리에 옹기종기 둘러앉아 음식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끈끈한 관계성을 드러낼 수 있어서다. ‘사냥개들’의 주인공 무리도 고깃집과 위스키 바 등을 오가며 우정을 키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조력자 황양중(이해영)이 운영하는 일식집이다. 후반부 악당 김명길(박성웅)과 혈투가 벌어지는 장소여서 깊은 인상을 남긴다. 작지만 안락한 분위기가 인상적인 이곳은 서울에 실재하는 식당이다. ‘김수사’라는 가게로 강남 미식가 사이에서 모르는 이가 없는 일식집이다. ‘사냥개들’에서는 전직 폭력조직의 칼잡이가 회칼을 잡았지만, 실제로는 2대가 손맛을 이어온다. 1986년 문을 열었다. 가성비 좋은 오마카세로 명성 높은데, 점심 코스는 5만원, 저녁 코스는 7만원에 즐길 수 있다. 참치·방어·도미 따위의 회로 시작해 아귀 간, 장어와 감태, 대게, 다진 참치 뱃살 등을 올린 각종 초밥이 줄줄이 이어진다.
신스틸러로 맹활약하는 재벌 3세 홍민범(최시원). 그의 으리으리한 집은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의 최상위 객실 ‘프레지덴셜 스위트’에서 촬영했다. 지난해 방한한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역대 미국 대통령과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영화배우 톰 크루즈 등이 머문 숙소로 유명하다. 하룻밤 가격은 대략 2000만원. 325㎡(약 98평) 규모로 침실 외에 개인 피트니스 룸과 서재, 드레스룸과 석재로 된 욕조 등을 갖췄다. 무엇보다 사방으로 뚫린 창을 통해 내다보이는 남산과 한강 풍경이 탁월하다. 이 전망 좋은 객실은 ‘엑스오, 키티’에서 ‘KISS’의 교장 임지나(김윤진)의 집으로도 여러 차례 등장했다.
서울 밖의 장소도 하나 있다. 후반부 습격을 당한 김건우(우도환)와 홍우진(이상이)이 찾았던 외딴 섬은 전남 고흥의 백일도다. 김주환 감독은 “세상과 동떨어진 듯한 평온함이 있는 장소였다”면서, “상처를 딛고 복수를 준비하는 과정을 담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였다”고 말했다. 백일도는 고흥반도 북동쪽에 붙은 작은 섬이다. 여자만(고흥과 여수 사이의 바다) 위로 떠오르는 일출 풍경이 유독 아름다운데, ‘사냥개들’에도 동트는 바닷가에서 훈련하는 건우와 우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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