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는 고구마가 밉다… ‘하지감자’의 비밀

이지형 객원기자 2023. 6. 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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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감자'란 말은 수상하다.

감자의 본래 생태가 3~4월 파종, 6월 하순 수확이어서 나온 말이라 이해해주면 그만일까.

감자(그때는 고구마를 부르던 이름) 종류이긴 한데 하지에 수확하니 하지감자, 북쪽에서 들어왔으니 북감저(=북감자)라 불렀다.

요즘처럼 무더운 날에 수확하지만 감자는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 보관하는 게 원칙이고 상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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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하지감자’란 말은 수상하다. 감자의 본래 생태가 3~4월 파종, 6월 하순 수확이어서 나온 말이라 이해해주면 그만일까. 6월 하순이면 절기상 얼추, 하지이긴 하다. 요즘이야 감자를 포함한 대부분의 야채, 과일에 ‘제철’이랄 게 없다. 연중무휴로 씨뿌리고, 연중무휴로 거둔다. 하지만 감자의 ‘제철’은 ‘하지감자’란 이름처럼 원래 하지쯤이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굳이 하지감자라 했을까. 감자를 부르는 말 중엔 북감저(北甘藷)도 있는데, 여기에도 감자의 옛날인 ‘감저’에 굳이 방위를 뜻하는 ‘북’을 붙였다.
◇추운 곳에 보관하면 당도 올라
사실은 고구마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옛날엔 ‘감저’ ‘감자’라 하면 고구마를 뜻했다고 한다. 고구마와 비슷한데 수확 시기가 다르고(하지), 전해져 온 곳도 달라(북방), 고구마를 기준으로 붙인 이름이다. 감자(그때는 고구마를 부르던 이름) 종류이긴 한데 하지에 수확하니 하지감자, 북쪽에서 들어왔으니 북감저(=북감자)라 불렀다. ‘진짜 감자(=고구마)’와 구분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던 셈이다.

요즘처럼 무더운 날에 수확하지만 감자는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 보관하는 게 원칙이고 상식이다. 하지만 냉장고의 냉장실처럼 아예 저온에서 보관하면 단맛이 강해져 훨씬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섭씨 0도에 가까운, 그러니까 꽤 추운 곳에 감자를 두면 얼지 않으려고 자기가 품은 전분을 분해해 당을 만들어낸단 것이다. 감자를 2주 정도 냉장고 신선칸에 보관했더니 당도가 2배 올랐다는 체험도 있다. 《그 조리법, 영양소의 90%를 버리고 있어요》(비타북스)의 저자들이 전하는 말이다.

굳이 당도를 높이지 않아도 감자는 매력적인 곡물이다. 산간 많은 강원도에서 발달한 감자 레시피들을 훑어보는 것만으로 광범한 쓰임새를 확인할 수 있다. 감자밥, 감자수제비, 감자범벅, 감자조림, 감자부침개…. 강원도 분들이라면 “왜 그것만 말해?” 따질 수도 있겠다. 여기에 녹말, 엿, 주정, 당면 등 굳이 ‘감자’를 내세우지 않는 식재료들을 생각하면 감자는 우리 식단에서 뺄 수 없는 소중한 존재다.

하지만 조리할 때 주의할 점도 있다. 감자의 껍질과 눈엔 솔라닌이 있다. 독성 강한 성분이다. 그런데 햇볕 강한 하지의 대표 음식이라고 햇볕을 쬐어주었다간 솔라닌 함량이 높아져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 보관하는 이유다. 감자에 싹이 텄다면 그 싹을 확실히 도려내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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