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30분 만에 또 사이렌 ‘급박’… 한밤까지 “생명은 소중”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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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0일 저녁.
서울 마포대교 남단 교각 아래로 119구조대의 수상보트가 사이렌을 울리며 다가왔다.
같은 기간 교량별 SOS생명의전화 위기 상담 역시 마포대교가 106건으로 최다였다.
자살예방 활동을 펼치고 있는 라이프호프 기독교자살예방센터(라이프호프·대표 조성돈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가 27일 마포대교에서 '자살예방 캠페인'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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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호프 예방캠페인 참여기
지난달 10일 저녁. 서울 마포대교 남단 교각 아래로 119구조대의 수상보트가 사이렌을 울리며 다가왔다. 곧이어 구급차와 경찰차가 출동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구급차는 물에서 건진 신원미상의 한 사람을 싣고 한강공원을 빠져나갔다. 30분쯤 지났을까. 또 다른 수상보트가 마포대교 쪽으로 다시 출동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불명예 장소 1위로 꼽히는 마포대교의 현주소를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SOS생명의전화 상담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상담자 가운데 마포대교에서 극단적 선택 암시 등으로 인한 119 출동이 2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양화대교(23건) 한강대교(19건) 등의 순이었다. 같은 기간 교량별 SOS생명의전화 위기 상담 역시 마포대교가 106건으로 최다였다.
자살예방 활동을 펼치고 있는 라이프호프 기독교자살예방센터(라이프호프·대표 조성돈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가 27일 마포대교에서 ‘자살예방 캠페인’을 펼쳤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3년여 만에 재개하는 캠페인에 자원봉사자로 동참했다. 캠페인은 서울시 ‘살(자) 사(랑하자)’ 프로젝트 일환으로 서울시자살예방센터와 영등포구 보건소, 여의도지구대와 함께 진행됐다.
어두워지기 시작한 오후 7시30분. 한 달여 만에 다시 찾은 마포대교 난간은 마치 교도소 담장 같았다. 수감자의 탈옥을 방지하는 것처럼 극단적 선택을 막기 위해 곳곳에 설치된 감시카메라가 사방을 주시하고 있고, 다리 난간 끝에는 손으로 붙잡았을 때 미끄러지기 쉽도록 도르래가 촘촘하게 설치돼 있었다. 그 사이에는 가느다란 일자형 철조망이 가로막고 있었다.
자원봉사자와 관계자 등 40여명은 4개 조를 구성해 마포대교와 주변 시민공원을 찾은 시민들에게 자살예방 홍보 책자와 물품을 전달했다.
여의도지구대에서는 4개 기관에서 발간한 자살예방 책자를 비치했다. 추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이들에게 종교·지역별로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당사자들이 원하는 맞춤 선택지를 제공해 회복을 돕는다. 종교를 가진 시민일 경우 지구대에서 라이프호프와 연결해주는 셈이다. 캠페인은 밤 9시까지 이어졌다.
앞서 이날 오후 라이프호프는 20, 30대 자원봉사자 20명을 대상으로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라이프호프 센터에서 ‘보고듣고말하기’ 자살예방 교육을 실시했다.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이들이 보내는 행동적·언어적·상황적 신호를 비롯해 취업준비·진로·재정 이슈 등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이 내적 갈등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등의 방법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조성돈 교수는 “최근 급증하는 자살률로 인해 영등포구 보건소와 관련 기관들의 도움 요청이 증가하고 있다. 캠페인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힘든 상황을 겪고 있다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유경진 기자 yk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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