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로즈타운모터스, 결국 파산신청...폭스콘 투자철회에 소송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인 로즈타운모터스가 결국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앞서 투자 계약을 이행하지 않은 대만 폭스콘을 상대로 책임을 묻는 소송도 제기했다.
로즈타운모터스는 27일(현지시간) 델라웨어 파산법원에 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하고 회사 매각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성명을 통해 애플 아이폰 위탁생산업체인 폭스콘이 로즈타운모터스에 최대 1억70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계약을 이행하지 않으면서 파산으로 이어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에드워드 하이타워 로즈타운모터스 최고경영자(CEO)는 "파트너십에 대한 진지한 약속에도 불구하고 폭스콘은 합의된 전략을 고의적이고 반복적으로 실행하지 않았고, 결국 우리에게 남은 유일한 옵션은 파산보호 신청이었다"면서 "이에 따라 폭스콘을 상대로 소송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즈타운모터스는 제너럴모터스(GM)가 폐쇄한 오하이오주 로즈타운 공장을 인수해 창업한 전기차 스타트업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지원, SPAC 투자 붐 등에 힘입어 급성장했으나, 공장 운영이 본격화되며 자금난이 심화됐다. 연간 10만대의 차량 생산을 예고한 것과 달리, 실제 생산 규모도 소수에 그쳤다. 이에 지난해 로즈타운모터스는 폭스콘에 2억3000만달러를 받고 공장을 매각했다. 이와 함께 폭스콘은 추가로 로즈타운모터스에 1억7000만달러를 투자해 지분을 매입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이러한 투자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이 로즈타운모터스의 주장이다. 폭스콘은 지난해 1차로 5270만달러를 투자해 로즈타운모터스의 지분 8.4%를 확보했다. 그러나 올봄 예정됐던 2차 투자(4730만달러)는 단행하지 않았다. 로즈타운모터스의 주가가 장기간 1달러 밑으로 떨어진 만큼, 계약상 투자 조건에 위배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처럼 양사 간 무너진 파트너십은 로즈타운모터스의 자금난을 한층 악화시켰다. 폭스콘이 주가를 이유로 투자 미이행 방침을 통보한 직후인 지난 5월 초, 로즈타운모터스는 투자자들에게 보유 현금이 거의 바닥났고 파산보호 신청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인정했다. 로즈타운모터스는 앞서 주력 상품인 인듀어런스 전기 픽업트럭 생산을 중단한 데 이어, 근로자들도 해고했다. 그중 일부는 폭스콘에 고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로즈타운모터스는 이날 "폭스콘의 사기, 반복적인 계약 위반이 로즈타운모터스에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해를 끼쳤다"면서 "이번 소송은 폭스콘이 특히 신차개발 플랫폼과 관련해 약속을 이행할 의도가 없었다는 사실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소송 관련 사실을 확인하면서 "폭스콘이 로즈타운모터스의 비즈니스를 악의적이고 부정직하게 파괴하기 위한 도구로 다양한 계약을 이용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폭스콘은 로즈타운모터스가 제기한 소송이 '근거 없는 법적조치'라며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폭스콘측은 "재정적 문제 해결을 돕기 위해 로즈타운모터스와 건설적 협상을 시도했으나, 로즈타운모터스측이 지속적으로 대중을 오도하려고 했다"고 반박했다.
현지 언론들은 로즈타운모터스의 파산으로 미 전기차 시장에는 선두주자인 테슬라를 제외하면 대부분 전통의 자동차 제조사들만 남게됐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장 선두주자인 테슬라는 살아남은 EV 회사의 드문 예"라며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리비안, 루시드그룹 등마저도 부품 부족, 제조 문제 등으로 초기 생산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주가 급락 등의 상황에 처했다고 짚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로즈타운모터스의 주가는 전장 대비 34%이상 떨어진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올해 들어 주가 낙폭만 90%에 육박한다. 2021년2월 50억달러에 달했던 시가총액도 2900만달러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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