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컷] 부산영화제의 추락
혼란의 부산영화제가 허문영 집행위원장의 돌연 사퇴 원인으로 지목돼온 조종국 운영위원장을 26일 해촉했다. 측근 인사 등 논란에 휩싸인 이용관 이사장도 모든 내부 분열을 책임지고 동반 사임했다. 지난달 운영위원장직을 신설해 조 위원장을 위촉한 직후 허 집행위원장이 사의를 표한 지 50여일 만이다.
집행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의 공석을 각각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 강승아 부집행위원장이 직무 대행 맡으며 급한 불은 껐지만 영화제를 둘러싼 분열은 오히려 심화하는 분위기다. 내부 갈등이 흡사 자리다툼처럼 비친 게 문제를 키웠다. 운영위원장 신설에 대한 공론화 과정이 부족했단 주장부터 영화제 내부 인사를 외부에서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게 오히려 문제란 비판도 나온다. 조 위원장에 대한 영화계 여론을 결정적으로 움직인 건 결국 ‘영화’였다.
각종 영화 단체, 관계자의 의견이 소셜미디어를 도배한 가운데 침묵했던 남 수석 프로그래머가 목소리를 냈다. 일부 영화사의 영화제 보이콧 얘기까지 나와 그가 조 운영위원장에게 자진 사퇴를 권고하자 “영화 몇 편 못 튼다고 영화제 못 하는 것 아니지 않느냐”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조 위원장 스스로 최근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재확인한 발언이다. 오히려 영화사 보이콧이 문제라면서다. 영화인들이 우려를 쏟아낸 건 2014년 다큐멘터리 ‘다이빙벨’ 상영을 놓고 부산시와 갈등한 영화제가 좌초 위기에서 회복한 것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기 때문이다. ‘다이빙벨’ 당시 부산시에 맞섰던 조 위원장이다. 자리가 바뀌면 생각도 바뀌는 걸까. 오는 10월 열릴 부산영화제가 제대로 치러질지 걱정이 앞선다.
나원정 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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