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해저터널 완공…“방류 시점은 기시다가 판단”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 원전의 오염수 방출을 위한 설비가 26일 완공됐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작성한 최종 보고서가 다음 달 초 공개되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방출 시기를 결정하게 된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이날 오염수를 방출하기 위해 원전에서 1㎞ 떨어진 앞바다까지 설치한 해저 터널을 개통했다. 28일 시작되는 일본원자력규제위원회의 설비 성능 검사가 끝나면 방류를 위한 시설 준비는 완료된다.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나온 오염수를 다핵종 제거설비(ALPS)에 통과시켜 삼중수소를 제외한 방사성 물질을 제거한 뒤 탱크에 보관하고 있다. 이를 해수를 섞어 삼중수소 농도를 일본 정부가 정한 기준치의 40분의 1 수준인 1L당 1500베크렐(㏃) 미만으로 조정한 뒤 터널을 통해 바다로 방류한다는 계획이다. 또 정기적으로 방수구 주변의 해수를 채취해 삼중수소 농도가 방수구 인근에서 1L당 700베크렐, 원전으로부터 10㎞ 인근에서 1L당 30베크렐을 넘었을 경우 장비 이상으로 판단해 방출을 멈출 예정이다.
IAEA가 작성 중인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출의 안전성에 대한 최종 보고서는 다음 달 초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다음 달 4일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총리에게 직접 보고서를 전달한다. 보고서에서 문제가 지적되지 않을 경우 기시다 총리의 결정만 남게 된다. 그러나 한국 등 주변국은 물론 후쿠시마 어민들의 반대가 높아지고 있어 총리의 방류 시점 판단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시찰단장을 맡았던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은 27일 브리핑에서 “도쿄전력이 발표한 ALPS 가동 시점부터 올해 최근까지 10년 동안 ALPS 입출구에서 측정된 모든 핵종의 농도값 자료에 대해 정밀 분석한 결과 (스트론튬-90(Sr-90), 세슘-137(Cs-137) 등) 6개 핵종이 배출 기준을 초과해 검출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와 관련해 정부에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 및 잠정조치 청구를 촉구하는 결의안이 이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야당 단독으로 처리됐다. 결의안은 또 정부에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 확대 조치 등을 할 것을 촉구하고, 일본 정부를 향해 오염수 해양 방류 추진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결의안 처리에 반발하며 퇴장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최은경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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